미국 재계, 노조 반격 포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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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당신(근로자)에게 가져다 준 것은 '공장 폐쇄'라는 팻말뿐이다."
미국 재계가 로비 단체를 앞세워 노조 공격을 본격화했다.
미국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워싱턴의 로비스트 리처드 버먼이 만든 민간단체인 '센터 포 유니언 팩츠(CUF)'가 공격의 선봉에 섰다.
이 단체는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유력 신문에 미국 최대 노조단체인 산별노조 총연맹(AFL-CIO) 등을 겨냥한 비난 광고를 일제히 게재했다.
CUF는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www.unionfacts.com)도 개설했다.
워싱턴의 AFL-CIO 본부 앞에 4.5m 크기의 공룡상을 설치,노조 지도부가 공룡처럼 비대해졌다고 꼬집었다.
총 24만달러를 들인 이날 광고는 자물쇠가 채워진 공장 문에 걸린 '폐쇄(CLOSED)'라는 표지판 사진과 함께 "이것이 철강업체,자동차 회사,항공사를 파산으로 내몬 노조 지도자들이 당신에게 가져다 준 새로운 노조의 딱지다"는 설명을 담고 있다.
버먼은 그동안 기업 로비스트로서 패스트푸드,담배,음료 업계를 위해 비만 관련 연구를 비판하는 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그는 이번 캠페인을 위해 250만달러를 기업과 재단,개인,그리고 '노조들'로부터 모금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기부자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연금 및 의료비 부담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 대기업들이 CUF를 내세워 노조에 대한 공개적인 공세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버먼은 "노조가 무정부적 성격으로 변했다"며 "세상이 바뀌었지만 노조 지도부는 1930∼1940년대식의 고루한 방식으로 노조를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늘날 노조원을 포함한 보통 사람들은 노조가 어떻게 운영되는지,그 실상을 전혀 모르고 있다"며 "노조가 잘 한 일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노조가 잘못한 일은 알려져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 단체가 지난해 각종 규정을 위반,1억8700만달러의 벌금을 물고 간부들과 직원들이 공갈 협박으로 196차례 기소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FL-CIO의 대변인 래인 윈드함은 "노조가 기업들에 정당한 몫의 의료비를 부담하라고 주장하면서 월마트 등 거대 기업에 맞서고 있는 때에 이런 공격이 시작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며 "기업들이 노조에 대한 반격에 나선 것이 분명하다"고 반발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