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의 무역 대립이 비타민과 미네랄 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미국에서 판매되는 비타민C의 85%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담합을 통해 미국 내 비타민C 가격을 좌지우지하고 있어 독점법 위반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의 비타민 시장은 유럽과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1997년 이들 업체가 독점법 위반으로 엄청난 액수의 벌금을 물면서 타격을 받자 중국의 비타민 업체들이 저가 전략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 왔다.


중국은 '비타민C의 석유수출국기구(OPEC)'라고 불릴 정도로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의 4대 비타민 제조업체들은 2001년부터 담합을 통해 미국에서 가격을 조종해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한때 1㎏당 3달러 이하였던 비타민 가격을 9달러까지 인상한 적도 있다.


WSJ는 이처럼 중국의 비타민 제조업체들이 독점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면서 현재 관련 법률 소송만 대여섯 건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비타민 제조업체들은 법률 위반을 부인하며 자신들은 단지 '덤핑' 비난을 피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비타민뿐만 아니라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과 철강 생산에 쓰이는 마그네사이트 업체들도 최근 가격을 20%씩 인상해 비타민 업체들과 유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그네사이트 제조업체 중 일부는 이미 고소를 당한 상태다.


관련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변호사들은 "일단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조종하기 시작하면 이는 전체 시장으로 번질 것"이라며 "중국 업체에 대한 반독점 소송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