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텔레콤이탈리아가 내년 초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서 와이브로를 상용화하기로 함에 따라 한국이 개발한 와이브로의 세계화가 빨라지게 됐다. 특히 유럽에 와이브로를 확산시킬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과 리카르도 루치에로 텔레콤이탈리아 회장(최고경영자)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동계 올림픽 개최지인 토리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와이브로 상용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루치에로 회장은 이날 삼성의 와이브로 시연을 직접 체험하고 나서 상용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정환우 상무는 "텔레콤이탈리아는 유선가입자 2540만명,무선 가입자 2730만명을 보유한 이탈리아 최대의 통신사업자"라며 "로마 밀라노 제노바 토리노 나폴리 등 5대 도시에서 먼저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이미 유럽연합(EU) 관계기관으로부터 2.5㎓ 대역을 와이브로용 주파수로 할당받았다. 삼성은 이번 시연에서 이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방송,화상통화,파일 공유,웹 검색 등의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와이브로를 유럽 각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동계 올림픽이 끝나는 오는 26일까지 토리노 시내에서 와이브로 시연 차량을 운행한다. 운행구간은 삼성 올림픽홍보관이 있는 토리노 시내 피아차 솔페리노 광장에서 인길테라 지역까지 4km이다. 시연 차량 안에서 주기지국이 있는 란치아 지역은 물론 임시 통신소가 설치된 서울 한양대를 연결해 화상통화도 선보인다. 삼성전자가 와이브로 장비 및 단말기를 공급키로 한 곳은 텔레콤이탈리아 외에 일본 KDDI,미국 스프린트 넥스텔,영국 브리티시 텔레콤,브라질 TVA,베네수엘라 옴니비전 등이 있다. 협상 중인 업체도 10여개나 된다. 특히 케이블방송 사업자인 브라질 TVA와 베네수엘라 옴니비전은 5,6월께 시범 서비스를,연말께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와이브로는 삼성전자 등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개발한 기술로 6월께 KT와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작년 말 이동형 인터넷의 세계표준으로 인정받아 세계 각국으로 확산될 수 있게 됐고 한국 업체들은 기술과 장비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퀄컴도 와이브로와 비슷한 직교주파수다중분할방식(OFDM)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스프린트 넥스텔의 경우 한국의 와이브로를 시범 서비스 하며 상용화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