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올 하반기 내놓을 계획인 위궤양 및 십이지장궤양 치료제 '레바넥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홉 번째 국산 신약이 될 레바넥스는 환자의 위산을 일정한 농도로 유지시켜 궤양을 치료하는 제품. 유한양행이 무려 15년에 걸쳐 총 400억여원의 자금을 투자해 개발했다.

유한은 이 제품을 2년 내 연간 매출 400억원대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약'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이를 통해 국내 위궤양 치료제 시장에서 1위를 기록 중인 한국오츠카제약의 '무코스타'를 누른다는 목표다.

국내 제약업계가 올해 신약과 개량신약(슈퍼제네릭)을 대거 선보이며 다국적 제약사와 한판 전쟁을 벌인다.

국산 신약은 지난해 동아제약이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를 유일하게 출시했으나,올해는 레바넥스,부광약품의 B형 간염 치료제 '클레부딘' 등 2개 제품이 론칭을 기다리고 있다.
국산신약, 다국적사에 선전포고

유유의 골다공증 치료제 '맥스마빌' 외에는 지난해 이렇다할 신제품이 없었던 개량신약도 올해는 한미약품이 비만 치료제(식욕억제제) '슬리머'를 비롯해 3~4개 신제품을 한꺼번에 내놓기로 하는 등 사상 최대의 '풍년'을 이룰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존 신약으로 치료제 시장을 장악해온 다국적 제약사들과 국내 제약사들의 자존심을 건 시장 쟁탈전이 예고되고 있다.

부광약품은 클레부딘의 신약허가 심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이르면 올 상반기에 제품을 출시,'제픽스'와 '헵세라'로 600억원 규모의 국내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맞대결을 펼칠 계획이다.

부광약품은 클레부딘이 출시 3년 내에 연간 3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제픽스와 헵세라를 따돌리고 1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 상반기 슬리머를 내놓고 한국애보트의 '리덕틸'과 한국로슈의 '제니칼'이 장악해온 비만 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슬리머는 특히 주성분이 같은 리덕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동아제약은 오는 8월 국내 최초의 불임 치료 개량신약 '고나도핀'을 출시해 한국오가논의 '퓨레곤',한국세로노의 '퍼고날' 등과 3파전을 벌일 예정이다.

유유는 오는 10월 항혈전제 '유크리드'를 선보여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바이엘코리아의 '아스피린' 등 다국적 제약사 제품과 겨룬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은 "최근 국산 신약이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만큼 이들 제품이 출시될 경우 다국적 제약사의 기존 신약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