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인기 연예인을 앞세워 주가를 띄우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이 기존 코스닥 상장사를 통해 우회상장을 하면서 소속 인기 탤런트에게 주식을 배정하거나,연예인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를 인수했다고 공시해 주가 상승을 부추기는 것이다.


그러나 실적보다는 재료에 의존해 주가를 끌어올리다 보니 주가조작이나 허위공시 등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 단기 상승했던 주가도 시간이 지나면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는 지적이다.


◆허위공시 등으로 투자자 피해


9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새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한 뉴보텍이 '허위공시'로 인해 이틀째 하한가로 추락했다.


뉴보텍은 영화배우 이영애씨가 설립할 '주식회사 이영애'의 지분 66%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공시했으나,이씨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전날 명예훼손혐의로 고소까지 당했다.


뉴보텍이 이씨측과 최종 합의를 하지 않은 채 관련 내용을 공시한 결과다.


뉴보텍의 공시만 믿고 투자했던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보게 됐다.


이날 뉴보텍은 사려는 사람이 없어 4000여주만 거래됐을 뿐 200만주가 넘는 하한가 잔량이 쌓였다.


업계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호재를 터뜨리기 위한 조급증이 이 같은 사태를 불러왔다고 진단한다.


최근에도 스토리지업체인 젠네트웍스가 영화배우 정준호씨를 주주로 영입한다는 내용을 공시해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젠네트웍스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정씨와 계약을 맺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주가도 지난 7일까지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715원에서 125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엔 콘솔게임업체인 세고엔터테인먼트도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에 진출하면서 차인표씨 등을 주주로 영입해 주가가 4일간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이다 보니 투명하지 못한 거래로 물의를 빚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화배우 하지원씨가 코스닥 상장업체인 스펙트럼DVD 주식을 '경영참여' 목적으로 매집해 주가를 폭등시켜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가 주가조작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일시 재료만으로는 한계


연예인을 내세운 주가부양은 일시적인 재료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초기 주가상승 과정에서 정보를 미리 알고 있는 일부 투자자들만 이익을 챙기고,나중에 공시를 보고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은 올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과거 수준으로 회귀한 경우가 많다.


세고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차인표씨가 주주로 참여할 당시 주가가 1800원대였지만 1280원까지 추락한 상태다.


SK증권 황성진 연구원은 "인기 연예인을 영입했다고 주가가 며칠 동안 상한가를 치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며 "콘텐츠 제작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김진수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