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줄기세포'를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로 나눠 보도하지 않고 단순히 줄기세포라고 보도해 생명윤리학자와 종교계가 모든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인회 가톨릭대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교수는 8일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생명의 희생과 조작을 비롯해 인간 복제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소수의 생명윤리학자와 종교계, 시민단체가 이를 비판해왔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반면 성체줄기세포는 세포 분화가 안정돼 있어 치료에 활용하기 쉽고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어 배아연구같은 윤리 문제가 없어 연구를 지원해야 한다"며 "언론은 이를 구분해서 보도해 혼란과 오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황우석 교수팀의 난자 채취와 관련, 임상 연구에서 윤리적ㆍ법률적 지침이 존중되는지와 연구 대상자가 연구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는지를 심의해야 할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구 교수는 "IRB 구성원 대부분이 의사인 것은 공정한 심의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중립적인 외부 인사가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며 "IRB 활동과 IRB의 지시가 실제로 준수되는지 등을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치병 치료 연구는 건강한 생활의 가능성을 열어주려는 노력이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깨뜨릴 위험이 있는 생명 조작은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구 재정 지원 결정은 과학 기술의 발전 방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므로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며 "특정 연구에만 공적 자금이나 인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 상대적으로 타 분야의 연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생명과학자를 비롯한 시민과 학생 등에게 생명 윤리에 관한 교육의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며 "생명 윤리 전문가의 육성과 제도 및 법규의 보완도 시급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9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4층 컨퍼런스홀에서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 주최로 열리는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