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액이 많고 가입기간이 길수록 연간 판매수수료를 낮춰주는 '멀티클래스펀드'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멀티클래스펀드 10개 중 9개는 하위 펀드가 1~2개에 불과해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멀티클래스 펀드 수는 지난해 1월말 24개에서 이날 현재 88개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설정액도 같은 기간동안 2조4846억원에서 8조3110억원으로 234.5% 급증했다.


종류별로는 주식형펀드가 52개로 가장 많았고 채권형펀드는 15개였다.


멀티클래스펀드는 수수료가 다른 여러개의 하위펀드를 두고 일정 가입기간이 지나면 수수료가 낮은 펀드로 계속 옮겨 투자의 부담을 줄여주도록 구성된다.


그러나 전체 멀티클래스펀드 중 93.2%인 82개는 가입 가능한 하위 펀드가 1개 또는 2개였고 3개 이상의 펀드를 거느린 상품은 6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적으로는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투자자들의 선택권은 여전히 제한된 셈이다.


하위 펀드가 가장 많은 상품은 칸서스자산운용의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주식1'로 모두 8개의 클래스를 보유 중이다.


이 상품은 금액에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는 클래스A와 K,5억원 이상 전용인 클래스B,30억원 이상인 클래스C,랩계좌 또는 기관을 위한 클래스I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예를 들어 신탁보수가 연 1.6%인 클래스A 가입자는 180일이 지나면 클래스A1(연 1.5%)으로 자동 전환되고,다시 180일이 지나면 클래스A2(연 1.4%),이어 180일 이후에는 클래스A3(연 1.2%),다시 1년 후에는 클래스A4(연 1.0%)로 갈아타 수수료를 아낄 수 있게 된다.


투신운용업계 관계자는 "멀티클래스펀드가 많아지면 판매수수료 수입이 줄기 때문에 판매사들이 상품개발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종류를 다양화하고 가입조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