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70억원에 달하는 정부지원 연구비와 민간후원금을 개인 계좌로 관리하며 부적절하게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25억원은 사용처가 불분명한 데다 횡령 혐의를 적용할 수 있어 향후 검찰 수사가 주목된다.


감사원은 황 교수에게 실제 지원된 정부 연구비 186억원과 민간 후원금 60억원 등 246억원 중 최근 5년간 집행된 164억원에 대해 회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황 교수는 정부 지원금으로 '광우병 내성소 개발' 등 4개 과제를 수행하면서 연구보조원 53명의 통장과 인감을 개인적으로 고용한 여직원이 보관토록 하고 이들의 인건비 8억원을 자신의 개인 계좌에 입금,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서울대 수의과학대로부터 2004년 4월부터 1년간 여섯 차례에 걸쳐 실험용 돼지 494마리와 송아지 2마리 등의 구입 명목으로 2억원을 받은 뒤 개인 계좌로 돌려 사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용 가축을 제공한 농장 주인은 서울대 수의대 박사과정 학생으로 가축 구입비가 다시 황 교수 개인 계좌로 입금되는 등 거래 과정이 석연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는 민간후원금 가운데 황우석 후원회가 모금해 과학재단을 통해 들어온 18억8000만원 중 7억원을 자신 명의의 정기예금 통장에 예치하고 7억8000만원은 현금으로 인출,미국에 있던 김선종 연구원에게 5만달러를 건네주는 등 연구 목적 외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단법인 신산업전략연구원을 통해 기업체와 공동연구 협약을 통해 받은 후원금 40억원을 관리하면서 일부 자금을 주식 등에 투자하고 국회의원들에게 후원금으로까지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박기영 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 보좌관도 황 교수로부터 두 가지 연구과제를 위탁받고 2억5000만원을 받았으나 연구 기간이 끝난 지 1년이 넘도록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감사원으로부터 감사 자료를 제출받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즉각 황 교수의 사기 및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