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조정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자사주 매입을 신청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주가하락기에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주가안정을 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주가상승으로 인해 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기업실적이 호전된 업체들을 중심으로 자사주 신청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카메라폰 이미징프로세서 제조업체인 엠텍비젼은 6일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키로 했다.


매입기간은 이날부터 8월5일까지다.


엠텍비젼은 지난 1월16일 3만8100원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3만100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실적 부진 전망은 제품교체에 따른 단기적인 현상인 데도 시장에서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주가가 많이 빠졌다"며 "올해도 15% 이상의 무난한 성장을 자신하기 때문에 주주보호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엠텍비젼처럼 금융기관과의 신탁계약 또는 장내매수 등을 통해 자사주를 사겠다고 신고한 업체는 모두 18개사에 달한다.


이들 중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3개 업체를 제외한 15개 업체가 주가안정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2월 이후에만도 코스닥업체인 백산OPC 희훈디앤지 인프라밸리 렉스진바이오 엠텍비젼 와이엔텍과 유가증권시장 상장업체인 보령제약 등이 자사주 매입을 신고했다.


SK㈜의 경우 자사주 매입 규모가 5221억원에 달해 최근 조정장에서도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는 등 자사주 매입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SK㈜는 오는 4월27까지 자사주 매입을 완료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주가가 하방경직성을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프라밸리 삼테크 등도 자사주 매입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후 주가가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백산OPC 희훈디앤지 렉스진바이오 등은 공시 후에도 주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실적과 관계없이 주가가 하락한 우량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괌심이 많다"며 "향후 주가가 반등할 경우 적지 않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