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상품 개발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조흥)·하나·외환·기업·씨티·SC제일 등 8개 은행이 최근 2개월간 내놓은 신상품 개수는 46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주일에 5개,거래일 기준 하루에 한 개씩이다.


고객들로선 이제 금리의 높고 낮음뿐 아니라 상품의 조건이나 내용도 선택해야 하는 시대가 온 셈이다.


신한은행은 이 기간 중 가장 많은 11개의 상품을 출시했다.


그 다음으로 기업은행이 7개의 상품을 내놓았으며 국민 우리 하나 외환은행은 나란히 6개의 신상품을 내놓았다.




수신 여신 펀드 등에서 신상품 출시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대출 분야며,그 중에서도 단연 중소기업 및 소호(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하이테크론 판매네트워크신용대출 IT구매자금대출 등 3개의 중기전용 대출상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2개,외환은행이 2개,기업은행이 4개씩 중기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수신 쪽에서는 예금 펀드 카드 보험 등이 연계된 복합금융상품의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권이 이처럼 경쟁이라도 하듯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은 은행 간 영업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비슷한 상품을 갖고 금리우대,부가서비스 등으로 고객 유치 경쟁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갈수록 다양화·세분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을 제때 만들어야 영업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은행 영업경쟁의 양상이 '양(量)에서 질(質)'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상품경쟁력이 영업전쟁의 핵심요소로 부상하자 상품 개발 인력에 대한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들어 은행권 처음으로 상품전략그룹을 신설,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상품개발 업무를 한곳으로 집중시켰다.


조만간 외부 전문인력도 대거 충원할 계획이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상품·서비스,그리고 세일즈맨의 자질이 리딩뱅크를 결정하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올해에는 경쟁력 있고 차별화한 명품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주가연동예금(ELD)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복합금융상품에 반드시 필요한 '파생상품 북(BOOK)'을 자체 생산하기 위해 지난해 '파생상품사업단'을 출범시켰다.


복합금융상품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외국계 은행에서 독점해온 파생상품을 자체 생산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