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시장 폭락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개인 투자가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투자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어 대조를 이뤘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주가 폭락이 진행된 1월 1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개인과 기관,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개인이 순매수한 종목은 평균 20.66% 급락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은 각각 3.67%와 3.93% 하락하는데 그쳤다.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6.21%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기관과 외국인은 나름대로 수익률을 관리했지만 개인들은 그렇지 못해 손실 폭을 더 키운 셈이다. 세부 종목별로 보면 개인은 주가 폭락기에 삼성증권(-24.50%), 현대오토넷(-21.40%), 현대자동차(-12.89%), 우리투자증권(-29.07%), 대우증권(-25.13%), 기아차(-11.68%), 대한항공(-27.17%), LG화재(-25.00%) 등을 매입해 20% 안팎의 손해를 봤다. 이들은 증시 침체와 환율 하락, 실적 악화,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당분간 주가 상승이 어렵다고 판단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대부분 부정적인 투자의견을 내놓은 종목들이었다. 개인들이 매입한 상위 20개 종목은 하이닉스가 7.28% 하락해 유일하게 10% 미만의 하락률을 나타냈을 뿐 나머지 종목들은 모두 10~30%대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기관은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 중 SK텔레콤(8.70%)과 SK㈜(2.18%), POSCO(14.39%), LG필립스LCD(2.99%), KTF(0.82%), 현대미포조선(2.88%) 등 6개 종목이 상승, 증시 폭락의 와중에도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또 ㈜LG(-11.23%), 현대산업개발(-12.56%), 한화석유화학(-26.12%) 등 3개 종목만 두자릿수의 하락률을 보였을 뿐 삼성전기(-3.48%), 삼성화재(-6.75%), KT(-0.63%), 한국전력(-0.99%) 등 나머지는 하락률이 한자릿수에 그쳤다. 외국인은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POSCO(14.39%)와 신세계(6.33%), 제일모직(3.58%) 등 3개 종목이 올랐다. 외국인은 한화(-17.21%), 기아차(-11.68%), 현대차(-12.89%) 등에서 높은 손실을 입었지만 LG전자(-4.18%), 신한지주(-1.22%), 국민은행(-3.63%), LG카드(-3.41%), 대구은행(-4.55%) 등 다른 종목에서는 손실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개인은 기업실적이라는 주식투자의 기본 사항을 소홀히 한 채 `대박'을 꿈꾸며 싼 종목만을 매입한 점이 투자 실패의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