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도세에 3일 증시가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환율 고유가 미국경제에 대한 우려 등 비우호적인 여건이 부각된 가운데 기관 중심의 탄탄한 수급이 흔들리면서 증시가 크게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지난달에는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여 쉽게 반등할 수 있었지만 최근엔 외국인까지 매수 강도를 낮춰 수급이 꼬여 최악의 경우 1300선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꼬이는 수급


기관들이 최근 연일 매도하고 있는 까닭은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데다 환매에 대비해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펀드 환매 위험성이 아직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진 않지만 최근 들어 자금유입이 현격히 둔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당분간 기관의 매수 강도가 높아질 것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보고 있다. 실제 주식형펀드 잔액은 2일 32조2030억원으로 전날에 비해 200억원 감소했다. 1일에도 770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1500억원 상당의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1월 조정 이후엔 신규자금이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장기투자 성향의 적립식펀드나 변액보험 등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안정적인 상승세가 확인되면서 물밀듯이 들어왔던 거치식펀드의 뭉칫돈이 환매에 나설 가능성이 잠복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기관 매도물량을 받아냈던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둔화된 것도 수급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2일 10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들은 3일 순매수를 나타냈지만 매수 규모는 확연히 감소했다. 롯데쇼핑과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기업공개(IPO),유상증자,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에 따른 공급물량 증가도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보수적 투자 바람직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간조정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매매대상을 압축하는 보수적 투자전략을 권하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 전망은 긍정적이어서 낙폭이 큰 우량주에 대한 매수는 무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수적 투자자라면 방향성이 좀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고 다소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우량주 중심으로 선제적 매매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당분간 조정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