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부생 600명이 올해부터 칭화대 베이징대 등 중국의 톱클래스 이공계 대학에서 한 학기 동안 영어로 수업을 받는다. KAIST는 2일 전체 학부생이 중국의 대학에서 한 학기 동안 학점을 이수하도록 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마련,올 1학기부터 본격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학부생의 25%인 600명이 1,2학기로 나눠 중국 이공계 대학에서 강의를 듣게 된다. 여비와 수업료,생활비는 모두 학교측에서 지원하며 KAIST는 이를 위한 예산 20억원을 이미 확보했다. 국립대가 학생을 대규모로 외국에 보내 수업을 받고 학점을 따도록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로버트 러플린 KAIST 총장(사진)이 평소 주창해온 '21세기 한국의 동반자면서도 경쟁자인 중국을 배워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추진됐다고 KAIST 관계자는 설명했다. 러플린 총장은 "미국 대학도 경쟁적으로 중국 배우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한국 대학들이 오히려 중국 배우기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KAIST는 올해는 3∼4학년을 영어로 강의하는 칭화대 베이징대 저장대 푸단대 등 중국 톱 클래스 대학에 보낼 예정이다. 당초 중국 최고 이공계 대학인 칭화대에 600명 전원을 파견하려 했으나 칭화대측에서 모두 수용이 어렵다고 밝혀 절반인 300명가량만 칭화대에서 수업받도록 할 계획이다. 커리큘럼은 자신의 전공과 부합하는 분야에서 3∼4과목 정도 이수토록 하며 특히 4학년의 경우 개별 연구 프로젝트를 중국의 지도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짤 예정이다. KAIST는 현재 칭화대와 저장대 등 중국의 유명 이공계 대학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데는 큰 걸림돌이 없다고 말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