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LG화학의 경우 환율 손실분을 비상경영으로 만회하는 '캐치업 플랜'을 마련하는 등 예년에 비해 철저한 비상경영 시나리오를 갖춰 놓은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대비책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원·달러 환율의 세자릿수 진입이 대세라는 판단에 따라 원가절감,해외생산기지를 통한 현지 완결형 생산체제 구축 등 환율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헤징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LG전자 권영수 재무담당 사장(CFO)은 "올해도 환율이 LG전자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성장 위주의 예년과 달리 올해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수익성을 올리는 쪽에 경영전략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리스크 관리 능력 고도화 올해 평균 환율을 950원 선으로 전망하고 있는 LG전자는 현재 전체 결제의 80% 선인 달러 비중을 점차 줄여 갈 계획이다. 원화 절상 움직임에 맞춰 유럽지역 수출물량의 경우 유료화 결제비중을 현재의 50%에서 점차 80%까지 늘려 환율리스크를 줄여 간다는 전략이다. 또 외화부채 비중을 늘리고 선물환 등 파생상품을 이용한 대응책도 강구 중이다. 수출 비중이 90% 이상인 LG필립스LCD도 올해 가장 중요한 시장변수로 환율을 꼽고 있다. 급속한 환율 하락에 대비,환율 모니터링팀을 강화하는 한편 LCD장비 수입대금의 달러화 결제를 높이고 외화 부채비율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혁신활동을 통한 위기대처능력제고와 원가절감 노력도 함께 기울이고 있다. 특히 LG필립스LCD는 리스크가 큰 업무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개발,사전에 위기 상황을 파악하여 업무 리스크를 줄이는 '위험관리'(Risk Management)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LG화학은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외화로 발생하며 이 중 달러비중이 90%에 달한다. 이에 따라 환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계획 수립시 기준 환율과 비교해 환율이 하락하는 경우 발생하는 손실분만큼 비상경영 대책을 통해 보전하는 'Catch-Up Plan'을 운영하고 있다. 캐치업 플랜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강도 혁신활동을 통한 비용절감활동을 병행하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 2004년부터 환관리 시스템을 위한 VaR(Value at Risk)모델을 도입,연간 발생하는 환손실 규모를 계량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오고 있다. ○글로벌 생산기지 확장으로 외부 경영변수 최소화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내부작업과 함께 현지 완결형 글로벌 생산체제를 통한 리스크 헤징(hedging)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해온 동유럽 인도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생산거점 다원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원·달러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유럽지역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3월에 착공에 들어간 러시아 루자 가전공장이 오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는 데 이어 폴란드 제2DTV 공장이 지난해 말부터 양산체제를 갖추고 디지털TV를 유럽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조만간 폴란드에 양문형 냉장고,에어컨,LCD TV를 생산하는 가전공장도 설립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또 각 사업부 및 전세계 70여개의 해외 법인 등에서 개별적으로 수립한 원가 절감 및 투자 순위 조정,수출 확대를 위한 대책에 따른 시나리오 경영활동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LG필립스LCD도 국내 LCD패널업체 중 가장 먼저 동유럽에 패널공장을 짓고 글로벌 생산체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오는 4월께 착공에 들어가는 폴란드 브르츠와프 가전공장은 20만평 규모로 2011년까지 총 4억2900만유로가 투입돼 연간 1100만대의 LCD패널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