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할인점 매장에서 대당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PDP TV 등 고가 내구소비재를 찾는 소비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작년 말 의류를 중심으로 살아난 소비심리가 고가 내구소비재로까지 확산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0일까지 롯데백화점(수도권 전점 기준)의 대당 100만원 이상 고가 가전제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늘었다.


작년 11월까지 뒷걸음질했던 가전제품 매출은 12월 5.0%를 기록하며 플러스로 돌아선 뒤 2개월 연속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PDP TV와 LCD TV 등 고가 가전제품의 가격이 싸지기도 했지만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냉장고 등 신제품을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달간 매출이 각각 50%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개당 100만~200만원이 넘는 고가 가구도 작년 11월 신장세로 돌아선 뒤 12월 10.7%,1월 13.0%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돌침대 흙침대 등 고가 기능성 침대 매출은 50% 이상 신장했다.


현대백화점(수도권 7개점)의 가전 매출도 지난해 1∼11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0.5% 줄었지만 12월에 27.3% 뛰었고 이번 달 들어서도 13.9% 증가세를 보였다.


고가 가구 매출도 1월 중 13.0% 증가하는 등 작년 11월부터 3개월 연속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전 점포(신관 포함)에서도 가전제품 매출이 지난달 36.6% 늘어난 데 이어 1월에도 38.5%나 뛰었다.


신세계 관계자는 "고객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비싼 수입 가전 매출도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고가 가구도 12월과 1월 30%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는 매출 증가율이 각각 9.8%,14.5%였다.


골프용품도 12월과 1월 각각 48.8%,54.5% 늘어났다.


할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마트의 경우 이달 들어 평균 가격대가 100만원이 넘는 양문형 냉장고는 40.1%,TV는 57.8%의 높은 매출신장세를 나타냈다.


생활소비재인 청소기(18.7%),소파와 침대(40.5%)도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지난달 60% 이상의 신장률을 보였던 냉장고와 TV 매출은 이달 들어서도 작년보다 각각 58%,32% 더 팔렸다.


특히 128만원짜리 LCD TV 기획상품은 작년 11월부터 1월 말까지 모두 500여대 팔려나갔다.


롯데마트는 오랜만에 되살아난 고가품 소비 불씨를 살려나가기 위해 다음 달 중순부터 3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영석 롯데마트 가전팀 상품기획자(MD)는 "그동안 매출 비중이 작았던 100만원 이상의 고가 가전제품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26일(일부는 28일까지) 열린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의 설 기획행사 기간 매출신장률은 14.5~20.8%를 기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