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문제가 전세계적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도 빈부격차문제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글로벌 경쟁 심화를 이유로 연방 최저임금이 몇년째 오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설 수 있는 노동 조합원 수도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확대되는 빈부격차 28일 공개된 정책연구센터(CBPP)와 경제정책연구소(EPI)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1~2003년 중 미국의 소득수준 상위 20%근로자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12만2150달러로 20년 전인 1980~1982년의 소득 7만7050달러보다 4만5100달러(59%) 증가했다. 반면 하위 20% 가구의 소득은 1만6780달러로 20년 전보다 2660달러(19%)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상하위 계층간 소득격차는 20년 전 5.2배에서 7.3배로 확대됐다. 중간층 20%의 평균 소득은 4만6875달러로 20년 전인 3만6657달러보다 1만218달러 증가했다. 상위계층의 소득증가율이 하위계층이나 중간계층의 소득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셈이다. 이처럼 빈부격차가 확대된 것은 상위계층의 경우 자본소득 등의 증가로 인해 자본축적이 가속화된 반면 월급에 의존해야 하는 중간계층이나 하위계층의 경우 월급 상승에 소득의 대부분을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노조원이 급속히 줄어드는 등 노조의 결속력 악화로 월급 인상분이 상위계층을 구성하는 경영진에 비해 낮아 빈부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역별로도 양극화 심화 빈부 격차는 지역별로도 심화되는 추세였다. 지역별로 소득 격차가 가장 큰 주는 단연 뉴욕이었다. 2000~2003년 중 뉴욕주 상위 20% 근로자가구의 소득은 13만431달러로 하위 20%의 평균 소득 1만6076달러의 8.1배에 달했다. 반면 와이오밍주의 빈부 간 소득 격차가 가장 작아 격차가 5.2배에 그쳤다. 이른바 잘산다는 주일수록 소득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컬럼비아대학의 메신킨 교수는 "잘사는 계층의 경우 자본소득 등 일정한 규칙에 의해 소득이 늘어나는 반면 하위계층의 경우 노동비가 인상되지 않으면 소득 증대를 이룰수 없는 한계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빈부격차는 세계적 문제 빈부 격차 확대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하는 다보스포럼에서도 빈부 격차 해소 방안이 핫 이슈로 떠올랐다.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은 26일 빈부 격차가 확대될수록 성장 동력에 저해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에서는 "세금을 올려 저소득층을 지원하자"고 주장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세수 확대에 기반한 양극화 해소는 실효가 없다고 반론했다. 많은 참석자들은 "교육이 양극화 해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고 주장했다. 부유층은 다른 방법으로 스스로를 교육시켜 미래의 일자리에 적응해 나가지만 저소득층은 정부가 제공하는 쓸모 없는 교육을 받기 때문에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따라서 양극화 문제를 좀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지 단기적인 관점에서 해소하려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