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러포트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26일 한·미 양국 간에 협의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문제와 관련,"한국군이 군사능력을 갖출 때 이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미국과 협의해 나가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향후 전시작전통제권 이양문제를 둘러싼 한·미 양국 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러포트 사령관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내 하텔하우스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전시작통권이 어느 시기에 이양될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연구 토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군이 전시작통권을 갖출 준비가 돼 있을 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러포트 사령관의 이날 발언은 현재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행사하고 있는 전시작통권을 한국군이 단독으로 맡는 방안이 결정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관련 협상 또한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러포트 사령관은 "전시작통권은 한반도 내 전력에 국한하며 한반도를 떠난 전력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한국군 부대의 해외 파병을 명령하지 못한다"며 "전략적 유연성도 미군과 관계 있고 한국군과는 무관하다"고 밝혀 한국군이 분쟁지역에 투입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전북) 군산은 기간시설물이 잘 갖춰져 있어 유사시 한반도 내외로 전개하는 데 매우 효율적인 곳"이라고 말해 오산·평택기지 외 군산기지를 확장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러포트 사령관은 "훈련장을 확보해야만 전투태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한국군과 미군이 직면하게 될 가장 큰 도전은 훈련장을 마련하고 훈련여건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내달 3일 이임식을 가진 후 버웰 벨 대장에게 지휘권을 넘겨주고 38년간의 군생활을 마감한다. 한국에선 3년8개월 근무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한·미동맹의 장래에 관한 공동연구와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논의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완결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