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유례없이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했고 KTFLG텔레콤의 경우엔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각각 2배와 9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휴대폰 요금 인하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커졌다.


전체적으로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약 20조원의 매출에 3조8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증가율은 3.8~9.3%.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세가 거의 정체된 까닭에 그다지 높지는 않다.


그러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어림잡아 20%나 된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둔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번호이동제 전면 실시 후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 점 △데이터통신 매출이 크게 늘어난 점 △불량고객이 줄고 우량고객이 늘어난 점 등이 바로 그것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무선인터넷 매출이 34.9%나 늘어 2조4000억원에 달했다. 2004년 하반기에 기본요금이 인하됐는 데도 2005년 가입자당 매출이 4만4000원대로 500원 이상 증가했다. 마케팅 비용은 1조7501억원에 달했으나 전년에 비하면 5.9% 감소했다.


KTF의 실적에서 눈에 띄는 것은 순이익(5470억원)이 2배 가까이 늘었다는 점이다. 총 매출(서비스 매출+휴대폰 매출)은 6조원을 돌파했다. 회사측은 지난해 가입자가 57만명 늘어난데다 데이터 매출이 크게 늘어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성장률로 따지면 LG텔레콤이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경상이익은 7배,당기순이익은 9배 이상 늘어났다. 회사측은 우량 가입자가 늘어난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SK텔레콤에 비하면 매출은 3분의 1,순이익은 8분의 1에 불과하다.


이동통신 3사는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자 벌써부터 요금인하 압력을 우려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비교적 느긋한 편이나 투자비를 다 회수하지 못한 KTF나 누적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LG텔레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요금을 내리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달부터 월 1000원인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을 무료화한 데다 3.5세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와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등 신사업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


KTF는 2월 초에 CID 요금을 무료화해 새로운 요금상품을 내놓는 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또 이익은 대부분 재투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지난해에서 넘어온 투자비 2000억원을 포함해 설명했다.올해 7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LG텔레콤은 아직 누적적자가 1600억원에 이르고 CID 요금을 무료화할 경우 1200억원의 매출감소가 예상돼 고심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 보조금 금지 조치를 연장하지 않으면 올해 누적적자에서 벗어나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