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96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급락세가 지속되자 삼성경제연구소 등 국내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올해 환율 전망치를 속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또 환율 급락으로 인한 성장률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5일 '거듭되는 환율 불안,원인과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을 1014원에서 96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연구소는 "올해 미국의 '쌍둥이 적자(무역·재정수지 적자)'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고,이 과정에서 중국의 위안화도 5∼10% 정도 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무역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1985년 플라자 합의와 같은 주요 국가 간 공조노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미국의 달러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고,이렇게 되면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몇 년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적정 환율을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수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았다"며 "그러나 올해는 원·달러 환율이 적정 수준을 밑돌 가능성이 높아 한국의 수출은 과거와 같은 호조세를 이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1010원→980원)과 LG경제연구원(1005원→990원)도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을 낮춰잡았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최근의 환율 급락세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이날 한은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고유가와 환율 급락 등을 꼽았다. 참석자들은 특히 "올해 환율이 더 크게 떨어지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