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8 15:45
수정2006.04.08 19:44
전윤철 감사원장을 초청한 가운데 25일 열린 밀레니엄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최대 사회현안으로 떠오른 양극화 해소와 이를 위한 서비스 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사학재단 감사에 대해서는 교육 자율성의 침해라는 지적과 함께 감사원의 정책감사 방향에 대한 논의도 전개됐다.
◇정갑영 연세대 교수=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기업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
투자여건이 악화돼 성장기반이 무너질 경우 양극화는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하향 평준화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전윤철 원장=양극화의 해법은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도 분배 강화를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금 제조업의 고용탄성계수는 제로에 가깝다.
제조업체가 하나 더 생겨도 실제 고용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서비스업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서비스 관계장관 회의가 열려도 기관 이기주의 때문에 진척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가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말로는 세계화를 주장하면서 논의에 들어가면 자기 것만 생각하는 '순혈주의'에 빠져 있다.
특히 의료와 교육분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재벌 돈이 들어와야 한다.
규제를 풀어야 한다.
◇송희연 아시아개발연구원 이사장=전적으로 공감한다.
경제자유구역 내 해외 R&D연구소와 유명대학 분교를 유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런데 정부는 아직 우리가 그럴 형편이 안 된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
◇전 원장=외국인의 국내 생활여건을 세계에서 가장 좋게 해줘야 한다.
외국 학교나 병원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국내인도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비영리 법인이 아니면 학교도 못 세운다.
풀어달라고 얘기해야 한다.
◇이상만 중앙대 교수=정부의 정책조정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공공 사업과 관련한 집단 이기주의를 해결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파업 역시 마찬가지다.
◇전 원장=민주주의 사회는 사회 각계각층이 고루 참여한다는 것을 원리로 삼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배제와 균열,이념과 집단,세대와 지역 간 갈등이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50여년간 압축성장을 하면서 대화와 토론이 부재한 상황이 있었다.
원칙을 갖고 풀어나가야 한다.
◇장종현 부즈앨런 앤드 해밀턴 코리아 사장=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연구개발(R&D) 분야도 그렇고 민간섹터의 경쟁력도 떨어진다.
◇전 원장=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2번째로 많은 돈을 R&D에 투입하고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제선정과 평가의 메커니즘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과학기술부가 제대로 역할을 해줘야 한다.
펀더멘털(기초)이 되는 핵심사업은 정부가 해야 하지만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은 기업 스스로 해야 한다.
◇이영란 숙명여대 교수=경제부총리 재직 당시 정부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입장이 달라진 것인가.
◇전 원장=기업에 대한 직접 규제는 과감히 없애야 한다.
그러나 시장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기능은 정부가 갖고 있어야 한다.
원래 그러한 소신을 갖고 있었으며 지금도 변화가 없다.
정리=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