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근로자들을 적극 활용하라.' 출산율 하락에 따른 신규 노동력 유입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진국 기업과 정부가 50대 중반 이후의 고령자 활용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뉴스위크 최신호(30일자)는 '새로운 노년(The New Old Age)'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젊은 근로자의 공급이 급격히 줄면서 많은 기업들이 은퇴한 근로자를 다시 일터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캐논과 미쓰비시는 퇴직한 근로자들을 다시 고용하고 있다. 15~64세의 경제활동인구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74만명씩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자 경험이 많은 퇴직자 활용에 나선 것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2002년 41%였던 45세 이상 근로자의 비중이 2011년에는 68%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오랫동안 유지시키는 업무를 전담하는 '노년 근로자 특별대책반'을 사내에 신설했다. 포드자동차 유럽법인은 2008년까지 유럽 공장의 50세 이상 근로자의 수가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노년 근로자들의 체력 등을 감안한 '인간공학(ergonomics)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나이든 근로자들이 조립할 자동차의 높이를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일할 수 있게 하는 등 노년 근로자들의 체력 부담을 크게 줄인 것이다.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 병원들도 나이 많은 간호사들이 계속해서 일할 수 있게 환자 이송을 돕는 전문 팀을 운영하고 간호사들이 몸을 많이 구부리지 않아도 되도록 유압으로 작동하는 병원 침대를 배치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선진국의 출산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노동력은 부족해지고 △고령자 증가로 건강비용 부담은 급증하고 △퇴직자 연금 시스템은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며 노년 노동력 활용이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 주요 국가들도 근로자의 퇴직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등 노년 노동력 활용에 적극적이다. 특히 핀란드는 1990년대 초 60∼64세 근로자의 취업 비율이 20%에 그쳤지만 68세까지 일하는 근로자에게 '보너스 연금'을 지급하는 등의 유인책을 통해 이 비율을 40%로 끌어올렸다. 독일도 퇴직 연령 기준을 65세에서 67세로 높이기로 했고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근로자의 퇴직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