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거인 롯데쇼핑이 상장도 이뤄지기 전에 벌써부터 증시에서 유통 라이벌 신세계에 강한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전체 내수업종에서 최고의 핵심 우량주로 여겨져온 신세계[004170]가 전반적 내수회복에 힘입어 양호한 작년 4분기 실적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에도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음에도 각 증권사들이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심지어 내려잡고 있는 데서 감지되고 있다. 내수가 회복기조에 접어들면서 매월 신세계의 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연이어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던 작년 하반기와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 신세계, 올해 실적도 좋다 신세계의 작년 4분기 올해 실적 자체에 대한 증권사들의 평가와 전망은 여전히 긍정론이 우세한 형편이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작년 영업실적은 예상치를 초과하는 양호한 수준이며 경기회복과 공격적 신규점포 출점 등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7% 이상 늘어난 7천234억원에 달하면서 사상 최고치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측이 오히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를 작년 대비 각각 10.0%, 11.3%선으로 제시하자 이를 '겸양'으로 평가하는 견해까지 나왔다. 삼성증권은 지난 몇년간 신세계의 영업실적이 연초 계획을 대부분 충족시켰음을 상기시키면서 "(신세계측의 실적전망은) 실망스러운 것이라기보다는 보수적 관점에서 수립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역시 회사측 자체전망보다 높은 각각 13.5%, 19.0%의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를 제시했다. ◆ "수급 생각을 하면.." 그러나 유통업종 분석가들은 이런 실적 호조전망에도 불구하고 정작 결론인 주가전망으로 넘어가면 소극적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신세계의 목표가 47만5천원을 유지하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세계의 장기 성장전망은 여전히 밝지만 최근 주가가 기업 가치를 거의 반영했으며 특히 롯데쇼핑의 기업공개(IPO)가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모건 스탠리도 회사측이 제시한 가이던스(경영계획)가 기대보다 낮다는 점과 함께 롯데쇼핑의 공격적 확장으로 할인점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며 '시장비중'의견을 제시하고 목표가도 45만3천원을 유지했다. 신세계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평가한 대신증권 역시 긍정적 실적전망과 달리, 투자전략차원에서는 기대수익률을 낮게 잡으라고 조언했다. 롯데쇼핑이 상장되면 포트폴리오 구성상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가피하게 신세계에서 일부 자산을 덜어내 롯데쇼핑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수급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대신증권의 분석이다. 이밖에 UBS도 신세계에 대해 '중립'의견을 유지하면서 할인점 경쟁 격화를 이유로 목표가를 52만5천원에서 50만원으로 낮췄고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신세계가 여전히 투자매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목표가는 현 수준에서 유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