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와인 시장은 매년 100% 이상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청담동 와인거리에 들어와 있는 와인바들은 프랑스 사람인 제가 봐도 갖춰 놓은 와인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오는 5월 23일부터 3일간 홍콩에서 열리는 '2006 비넥스포(Vinexpo) 아시아 태평양' 행사 홍보차 내한한 로베르 베나 비넥스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한국 와인시장의 외형적 성장만큼 와인 문화도 성숙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넥스포는 홀수년에는 프랑스에서,짝수년에는 미주와 아태 지역에서 번갈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프랑스 와인 전시회다. 베나 총장은 "지난 2005년 보르도에서 열린 '비넥스포 프랑스'에 한국의 와인산업 관계자가 350여명이나 참석했다"며 "1981년 10명 안팎의 호텔 소믈리에만 참석했던 것에 비하면 한국 와인업계의 발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프랑스 와인이 최근 한국에서 칠레산에 점차 자리를 내주고 있는 현상에 대해 "프랑스산 와인은 고가·고급품 위주라는 편견이 강한 것 같다"며 "고급 와인에서부터 중저가 대중와인까지 다양한 것이 프랑스 와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폭탄주 문화에 대해서도 베나 총장은 한마디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 일부 전문직업군의 사람들이 맥주에 와인을 빠뜨려 먹는 것을 보고 충격받았다"며 "세계사에서 독-불 연합군이 유례가 없는 것처럼 맥주와 와인은 전혀 어울리지 않으니 섞어 마시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