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된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은 사람을 두루 잘 사귀는 편이 아니다.


잘 알려진 대로 그는 소신이 분명하며,옳지 않다고 생각되면 가차 없이 독설을 날리고 논쟁하는 스타일이다.


'독불장군' 이미지 때문인지 주변 사람들과 쉽게 화합하지 못하는 편이다.


유 내정자 스스로도 인맥이 별로 없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인맥은 무슨 인맥이냐"면서 "친분 있는 분들 중에 이름을 거론할 만큼 사회적으로 저명한 사람들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과는 격의 없이 사귀는 소탈한 면도 있다.


유 내정자는 "시간이 나면 주로 당원들이나 그때 그때 뜻이 맞는 사람들과 낚시도 다니고 당구도 같이 치고 한다"고 말했다.


유 내정자의 인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국무총리다.


두 사람은 유 내정자가 정치역정을 헤쳐 나가는 데 있어 든든한 '빽'이다.


유 내정자는 노 대통령의 '대권 공신'이다.


2002년 대선 당시 개혁국민정당(개혁당)을 이끌면서 '노무현 지킴이'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노 대통령이 당선된 후 소속 정당인 민주당보다 개혁당을 먼저 찾을 정도였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대통령을 적극 옹호,'정치적 경호실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 총리와의 관계는 보다 각별하다.


서울대 운동권 선후배 사이로 1988년 이 총리의 초선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내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경북 경주 출신인 유 내정자는 대구 심인고를 나와 78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뒤 학생운동을 했다.


80년 '서울의 봄' 때 서울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으로 서울역 집회를 주도했고,84년 서울대 복학생협의회장 당시 '서울대 프락치 사건'에 연루돼 구속·제적되기도 했다.


이때 감옥에서 쓴 '항소이유서'가 운동권 필독서처럼 읽히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당시 학생운동을 같이 했던 인물로는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국사학과 77학번),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영어교육학과 77학번),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철학과 81학번) 등이 있다.


노 대통령의 경제브레인이었던 유종일 한국경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진보 사학자인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도 학생운동을 같이 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78학번 동기 중에는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친하다.


두 사람은 함께 낚시를 다니거나 가끔 소주잔을 기울이는 막역한 사이였다.


정 전 비서관이 행담도 게이트에 연루돼 낙마한 것에 대해 유 내정자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인재를 잃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심인고 동기 중에 신장식 국민대 예술대학장은 유 내정자와 미술반 활동을 같이 할 정도로 친했다.


안경봉 국민대 법학과 교수,정연식 계명대 세무학과 교수,이상환 김&장 변호사 등도 가끔 모임을 갖는 동기동창생이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개혁당 출신 및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 소속 의원들과 친분이 두텁다.


개혁당 시절 인연을 맺은 사람으로는 유기홍 이광철 김태년 김형주 의원 등이 있다.


민주노총 부위원장 출신인 김영대 근로복지공단 감사,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지낸 이용철 방위사업청 차장,최교진 토지공사 감사 등도 개혁당에 몸담았던 인사들이다.


이광철 의원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유 의원은 소탈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라며 "상황판단이 정확하고 형식에 대해서는 극히 자유로운 인물"이라고 평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