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면 1


"너 채팅하는 거지?"


"아니에요.수업중이에요."


서울 관악구 A고등학교 1학년 김정호군(16)은 가족들로부터 세번째 같은 핀잔을 들었다. '채팅식 강의'에 대해 부모님이 도통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다.오늘은 아버지 차례.지겹다는 듯 김군의 설명이 다시한번 이어진다.

"모니터에 크게 보이는 이 분이 선생님이고요.선생님 바로 아래 떠 있는 글이 제가 질문한 내용이에요.보세요.선생님이 제 질문에 바로 답을 해주지요.'



# 장면 2


"김지혜님이 중2 수학 3강 확인학습에서 100점을 받았습니다.영어 4강 확인학습에서 95점을 맞았습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오미영씨(40·여)는 할인점에서 쇼핑을 하는 도중 딸 아이의 성적을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게됐다.온라인 교육사이트가 딸아이의 학습정보를 SMS서비스를 이용해 보내온 것.오씨는 "아이의 학습 스케줄과 결과를 어디에서나 보고받을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한 교육인 'e러닝'이 똑똑해지고 있다.


e러닝은 유명강사의 강의를 저렴한 가격에 들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컴퓨터 사용에 익숙한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강의를 듣다가 모르는 부분이 생겨도 질문할 곳이 없고 모니터 수업이 실제 수업보다 지루하게 느껴지는 등 단점도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온라인 교육업체들은 이 같은 이유로 e러닝을 외면하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쌍방향 강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채팅,온라인게임 등을 활용한 '3세대 e러닝'(인터넷을 이용한 교육)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


지금까지 업체들이 내놓은 e러닝 상품들은 강의를 디지털 캠코더로 녹화해 방영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강의가 일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궁금한 게 있어도 강사에게 직접 물어볼 수 없다는 게 최대 약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e러닝 상품은 △학생과 강사가 실시간으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쌍방향 기능 △학생들이 수업내용을 얼마나 파악했는지 체크해 학생 수준에 맞는 과제를 내줄 수 있는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쌍방향 강의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곳이 이투스(www.etoos.com)다.


이 업체가 매주 3~4회씩 정기적으로 방송되고 있는 '투명한 만남'은 학생들이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궁금증을 영역별 강사들이 방송을 통해 해결해 주는 서비스.방송 전까지 사전질문 게시판을 통해 학생들이 질문을 올리면 채택된 질문에 대해 라이브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실시간으로 채팅창에 입력한 질문에 대한 답도 해준다.


라디오 채널의 DJ들이 청취자의 사연과 신청곡을 틀어주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투스 관계자는 "영어 듣기평가의 경우 온라인 게임과 똑같은 방식으로 실력이 엇비슷한 학생들이 듣기평가 대결을 벌일 수 있도록 하고있다"며 "수업의 형식을 파괴면 파괴할수록 학생들의 집중도는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투스 외에도 유웨이에듀(www.uwayedu.com),1318클래스(www.1318class.com) 등이 쌍방향 강의 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유웨이에듀 관계자는 "쌍방향 강의는 동시 접속자 수가 제한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없지만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강의의 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학습에 방해가 되는 메신저 등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나눠준다.


두산에듀클럽(www.educlub.com) '스터디온리'는 동영상 강좌를 수강하는 동안 MSN메신저,네이트온,버디버디 등 각종 메신저나 게임사이트를 자동으로 차단해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메가스터디 엠베스트(www.mbest.co.kr)가 제공하는 '엠베스트 보디가드'도 주요 메신저 서비스들의 포트를 차단해 준다.


업체들은 학부모들이 자녀가 어떤 상황인지를 보고받고 싶어한다는 점에 착안,문자메시지 등으로 성적 출결 등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현재 1318클래스 회원 중 5만명이,두산에듀클럽 회원 중 2만명이 각각 문자메시지를 통해 자녀들의 학습정보를 받아보고 있다.


학생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방문했다',접속을 종료하면 '나갔다'는 메시지를 보내주는 것은 기본.일정 기간 이상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으면 '방문하지 않은 지 얼마 됐다'는 경고 문구가 날아온다.


온라인 시험을 실시한 당일 과목별 시험 성적도 제공된다.


상세한 정보는 사이트에 접속하면 알 수 있다.


학부모용 ID를 별도로 나눠주고 학부모 ID를 통해 접속하면 자녀들의 성적을 분석해준다.


별도의 요금을 내면 전문 컨설턴트가 전화를 통해 자녀의 학교성적을 분석해 주고 바람직한 학습방법을 제시해 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