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과 평화를 주제로 한 한·일 두 작가의 공동전시회가 열린다. 서양화가 이명복씨가 일본 반전작가 이주루 미주타니와 함께 서울 관훈동 공평아트센터에서 18일부터 갖는 '한·일 작가 평화예술 프로젝트'다. 이들은 2004년과 2005년 양국을 오가며 공동전시회를 가졌던 '평화 콤비'. 이씨는 이번 전시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신작 '붉은 말'을 보자.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온통 붉은 색의 말이 클로즈업 돼 있다. 얼굴과 목 부분까지만 그려진 이 말은 미국 담배 말버러의 상징. 그런데 귀만 있고 눈은 없다. 더구나 주둥이 부분은 부시의 얼굴로 그려져 있다. '죽음의 승리'라는 작품 속에는 허공에 매달린 시신 아래 딕 체니와 럼즈펠드 등 이른바 이라크 전쟁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있고 미제 전투기들과 폭탄이 묘사돼 있다. 부시의 옆모습 단면에 머릿속과 두개골 구조를 투영시킨 '환영을 쫓는 자의 초상'도 섬뜩하다. 아예 그를 '지명수배'하기도 한다. 반 지구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와 교토의정서를 사장시키려는 혐의로 텍사스 출신 무법자 부시를 수배한다는 대형 수배전단 'Wanted'를 작품으로 내걸었다. 작가는 세계 각국의 시위현장에서 쓰였던 평화 메시지 75개로 전시장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울 계획이다. 일본 작가 이주루 미주타니도 날카로운 반전 설치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는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을 주제로 천장에 신발 40개를 매달아 지옥으로 안내하는 신발,전쟁터에 주인없이 남겨진 신발들을 보여준다. 18일 개막식에는 일본의 4인조 반전 퍼포먼스 그룹이 내한해 공연할 계획이다. 오는 31일까지. (02)733-9512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