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양 돌리를 만들었던 이언 윌무트 박사를 비롯한 영국의 복제전문가들이 운동신경질환 연구에 사용할 목적으로 인간 체세포의 핵을 토끼 난자에 삽입한 `이종배아'를 만들 계획이라고 일간 더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복제양을 탄생시켰던 윌무트 박사와 런던 킹스 칼리지의 신경학자인 크리스 쇼 박사는 운동신경질환 환자의 체세포에서 얻은 핵을 토끼 난자에 주입해 `키메라'(유전자 혼재동물) 배아를 만든 뒤 이를 줄기세포로 배양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은 황우석 교수팀이 시도했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연구와 흡사하며 인간 난자 대신에 토끼 난자를 사용한다는 점만이 다르다. 키메라 배아를 동물로 키우거나 인간의 자궁에 넣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로 배양하는 과정은 운동신경질환 진행과정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쇼 박사는 운동신경질환 연구를 위한 인간 배아 복제 허가를 받았지만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파문으로 인간 난자에서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데다 다량의 난자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토끼 난자로 눈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쇼 박사는 "진보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인간 난자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동물 난자 사용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단 5개의 줄기세포주만을 확립해도 운동신경질환 연구에 강력한 수단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지난 2003년 상하이대학의 성 후이전 박사팀이 인간의 핵을 토끼 난자에 주입해 100여개의 이종배아를 만들었으며 여기서 다수의 줄기세포를 배양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명과학 감독기관인 인간생식태생학관리국(HFEA)은 현행법 아래에서 규정은 없지만 인간의 유전물질과 동물의 난자 등을 섞는 이종배아 복제 연구도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