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해 자리를 잡은 한국 기업들이 인재 유출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현지 법인에서 일하며 시장 정보와 영업비밀 등을 취득한 핵심 인력이 경쟁사로 옮겨가면서 시장 잠식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내 굴삭기 시장에서 선두 주자인
두산인프라코어는 13일 전 상하이지사장 임모씨(45)등 3명에 대한 전직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전 상하이지사장과 중국법인장,영업전략부장 세 사람이 한꺼번에 사표를 내고 경쟁사인 테렉스(Terex corporation)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미국계 건설중장비 다국적 기업인 테렉스사는 현재 중국 내 현지 제조업체와 합작사업을 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중국 굴삭기 시장에서 두산이 벌어들인 돈은 모두 27억위안(3348억원)에 이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가처분신청서에서 "지난 20~30년가량 근무했던 이들은 경쟁사에서 일하게 될 경우 그간 쌓아놓은 영업비밀이 유출돼 사업에 막대한 지장이 온다"고 주장했다. 퇴직 후 2~3년 사이 경쟁회사에 취업하지 않기로 계약을 맺었지만,임씨 등이 이 약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임씨 등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인 두산공정기계중국유한공사의 상하이 지사장,법인장,영업전략부장으로 지내며 판매전략과 영업망 등을 관리해왔다.
베이징현대자동차의 경우 2004년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는 부사장급을 폭스바겐에 뺏긴 데 이어 지난해엔 중국인 생산본부장이 경쟁사인 벤츠로 옮겨간 바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