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ㆍ표 활용문제 많아..주요대 2006 정시 논술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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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학년도 정시모집 대학별 시험에서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들은 글이 아닌 그림,광고,표 등 다양한 제시자료를 사용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영어지문의 사용을 금지하자 제시 자료의 종류를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난이도를 조정한 것.시사적인 이슈보다 인간 본연의 문제를 논제로 다룬 대학이 많았으며 논술문에 대한 제한사항도 예년보다 훨씬 복잡해졌다.
유웨이중앙교육이 취합해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학년도 정시논술을 치른 주요 대학의 문제들이 이와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시문 자리에 그림 등장
가장 큰 특징은 '글'의 형태를 띠지 않은 '제시문'이 다양하게 등장했다는 것.통계 자료와 주역의 괘(卦),만화와 사진 등과 같은 시각적인 자료를 주고 글을 쓰라고 요구한 대학들이 많았다.
한양대는 인간형 로봇 '휴보'와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에 등장하는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의 그림과 설명을 제시문 대신 사용했다.
제시문도 동서양 고전 중심에서 통계자료,신문기사,영화의 대본 등으로 다양해졌다.
숙명여대는 통계자료와 신문기사를 제시문으로 활용했고 한양대는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대사 중 일부를 제시문으로 인용했다.
제시문의 개수는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2005학년도에 2개의 제시문을 주었던 경희대는 2006학년도 정시논술에서 제시문의 개수를 5개로 늘렸다.
부산대도 1개에서 3개로 제시문의 개수를 늘렸다.
◆글쓰기ㆍ제시문 분석능력 평가
2005학년도 정시논술과 비교해 문제가 길고 복잡해졌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쓰는 문제는 거의 없었으며 대신 제시문 간의 관계를 밝히거나 해석하는 문제가 주를 이뤘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논술고사에서 '제시문을 바탕으로''제시문을 비교 분석하고''제시문 안의 논지를 밝히고''제시문들의 공통 주제를 찾아''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설명하고' 등 제시문과 관련된 제한사항을 언급했다.
이는 논술문제로 글쓰기 실력도 측정하지만 제시문을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려대는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설명하고 제시문들이 드러내고 있는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라는 문제를 냈다.
숙명여대는 통계 자료가 의미하는 바를 해석한 후 그와 관련한 사회 현상의 원인과 해소 방안에 대해 쓰라고 요구했다.
◆인류 보편적인 주제 많아
고려대 연세대 등 대부분의 대학이 인류가 겪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를 논술의 주제로 삼았다.
고려대는 '질서의 의미와 가치'를,연세대는 '불안의 생산성과 항존성'을 각각 논제로 다뤘다.
이화여대는 '언어가 사회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부산대는 '문자 표현의 한계와 가능성'에 관한 문제를 출제했다.
시사 이슈를 언급한 대학도 궁극적으로는 보편타당한 가치에 대한 질문을 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짝퉁'으로 불리는 모조품 소비현상을 통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잣대에 대한 방향성 상실'에 관한 수험생의 생각을 물었다.
유웨이중앙교육의 강신창 논술팀장은 "지문 이해력과 독해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이어서 평소 독서량이 많은 학생들이 유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