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애플비(35·호주)가 비제이 싱(43·피지)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2006년 첫 골프대회의 주인공이 됐다.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공동 19위에 머물렀다.


애플비는 9일(한국시간) 하와이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코스(파73·길이7441야드)에서 끝난 미국PGA투어 시즌 개막전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40만달러)에서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84타를 기록,싱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고 2004년 이후 3년 연속 우승컵을 안았다.


우승상금은 108만달러(약 10억7000만원).


지난 53년 이 대회가 시작된 이래 3연패를 한 사람은 진 리틀러(55∼57년)에 이어 애플비가 두번째다.


2라운드부터 박빙의 선두를 유지해오던 애플비는 4라운드에서 싱의 추격에 진땀을 빼야 했다.


애플비에게 5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한 싱은 이날 이번 대회 최소타인 7언더파(이글1 버디6 보기1) 66타를 치며 한때 2타차 선두까지 나섰다.


대역전극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나왔다.


승부의 첫번째 분수령은 18번홀(파5·길이663야드).전반과 달리 싱에게 되레 1타 뒤지던 애플비는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쉽지 않은 1m 버디퍼트를 남겨뒀다.


이미 경기를 마친 싱은 연습장에서 연장전에 대비하고 있었고 애플비는 그 퍼트를 성공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번째 홀.애플비의 3번 아이언 세컨드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경사를 타고 왼편 벙커에 굴러들어갔다.


싱의 세컨드샷이 멈춘 곳은 그린 오른편 프린지.외견상 싱이 유리한 듯했다.


그러나 퍼터로 친 싱의 볼은 홀앞 1.5m 지점에 서고 말았다.


버디를 하기에 결코 만만치 않은 거리였다.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애플비의 벙커샷은 홀을 향해 똑바로 나가더니 홀옆 50cm 지점에 멈췄다.


싱이 성공하면 연장 두번째 홀이요,실패하면 끝나는 순간이었다.


싱의 버디퍼트는 홀 오른쪽으로 흐르면서 승부가 가름났다.


최경주는 4일 동안 하루도 언더파를 치지 못한 채 대회를 마감했다.


최종일 3오버파(버디1 보기4)를 포함,4라운드 합계 10오버파 302타로 19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