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기업들이 내수 회복을 기대하고 본격적인 영업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전국 각지에 점포를 신설하는가 하면 영업 인력도 대폭 증원하고 있는 것.내수 영업엔 거의 무관심했던 한동안의 기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들은 기업들의 이런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 본격화될 정부의 각종 지역개발계획도 기업들의 유통망 확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점포 늘리고 사람 더 뽑아라 점포 신설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유통업계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8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도 매출 10% 증대를 목표로 12~15개의 점포 신설을 계획 중이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역시 각각 12~15개와 12개씩 점포를 늘리기로 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이 미아점 등 신규 점포 오픈과 기존 점포 새 단장 등에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옛 본관 재단장 오픈과 함께 부산 센텀시티 개발,프리미엄 아울렛 첼시 매장 착공 등 공격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자동차 업체들도 내수영업 강화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일 '2006년 상반기 판매촉진 대회'에서 올해 내수 판매 대수를 작년보다 10.3% 증가한 63만대로 발표했다. 특히 수입차의 공세에 맞서 현재 전국 38곳에 운영 중인 고급화 전시장을 연내 78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우자동차판매도 현재 3000명 수준인 영업 사원을 4000명까지 늘리고 시승 센터를 7곳에서 24곳으로 확대키로 했다. 중소기업들도 생활가전업체 등을 중심으로 영업력 강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5일 올해 경영 목표(매출 1조2000억원,영업이익 1538억원)를 발표하면서 이를 위해 현재 약 1만명인 코디 숫자를 50% 이상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가구업계에서는 한샘이 현재 서울 방배 논현,경기 분당에 있는 500~700평 규모의 대형 직매장을 올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2곳 더 증설해 5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에넥스도 올해 대형 매장을 20~30개 확충할 계획이며 리바트는 이달 중 서울 목동에 6층 건물의 직영 전시장을 개장할 예정이다. 학생용 가구가 주력 품목인 일룸은 올해 70평 이상 매장을 10곳 이상 늘릴 계획이고 가구 인테리어업체인 까사미아도 30개 이상의 매장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내수경기 진짜 살아나나 기업들의 영업 강화 움직임은 내수의 본격 회복에 대비한 '선행 투자' 성격이 짙다. 이 같은 판단은 최근 발표되는 경기 지표들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일례로 재정경제부는 지난 6일 내놓은 '그린 북'에서 할인점과 백화점의 작년 12월 매출 증가율이 전년동월 대비 각각 8%와 19% 안팎에 이른 것으로 파악했다. 백화점의 경우 2002년 2월(18.8%)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이며 할인점은 작년 2월(26.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05년 12월 소비자 전망조사 결과'에서도 소비자기대지수는 100.4로 전달(98.5)에 비해 1.9포인트 높아지며 4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이 지수가 100을 넘긴 작년 4월(101.3)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고유가 등 불안한 요소들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으므로 무리한 유통망 확충은 향후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