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를 위해 1년 전 도입된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토종자본을 키워 우리금융 등 대형 우량기업을 인수하는 수단으로 삼겠다던 정부의 제도도입 취지가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내 PEF는 지난 2004년 12월 첫 설립된 뒤부터 작년 말까지 총 9개 기업에 투자했다.


이 중 피투자 기업으로 밝혀진 곳은 우방(우리은행1호PEF,현재는 해산) 신우(미래에셋1호PEF) 엠케이전자(FG10PEF) 한진피앤씨(기업은행KTB1호PEF) 등 시가총액이 1000억원대인 중소기업들이다.


미래에셋1호의 경우 건당 500억원 내외의 3~4개 비상장 중소기업에도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형 딜은 산업은행이 만든 KDB1호PEF가 지난해 진로인수를 위한 하이트맥주컨소시엄에 1000억원을 투자한 경우가 사실상 유일하다.


인천정유 대우정밀 등 대형 입찰에도 PEF가 참여한 경우는 있었지만,모두 입찰에서 떨어졌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옵션투자가 금지돼 있어 PEF가 대형 딜에 재무적 투자자(인수기업을 경영하는 전략적 투자자에게 부족한 자금을 일시 지원한 후 경영을 감독하는 투자자)로서 참여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PEF가 인수 후 기업가치를 제고하기가 쉽고 자금회수도 쉬운 상장·비상장 중소기업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