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덕분에… 이색 이름 군 고위인사들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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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방부 등 군 주변에서는 이름 때문에 울고 웃는 인사들이 화제다.
특히 최근 비슷한 시기에 이색적인 이름의 군 인사들이 최고위직에 많이 오른 탓인지 더욱 많은 얘기가 만들어지고 회자된다.
유명세를 가장 톡톡히 치르는 인사는 지난 4일 현판식을 갖고 출범한 방위사업청의 김정일 초대 청장.김 청장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이름이 같아 웃지 못할 일을 많이 겪은 인물.
예비역 소장(육사 28기)인 김 청장은 김 위원장이 권력의 전면에 나섰던 80년대 초반 육군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을 잊을 수 없다.
당시 '때려잡자 OOO 무찌르자 OOO'이라는 구호가 매일 외쳐지던 시절이라 김 당시 소령은 매우 곤혹스러웠다.
뿐만 아니다.
강의실에서는 이름이 유별나다고 김 청장만 찍어서 발표시키는 바람에 밤새워 예·복습을 철저히 할 수밖에 없었단다.
그런 김 청장도 최근 자신의 이름이 더없이 고마울 수가 없었다.
국회 국방위 소속 김성곤 열린우리당 의원이 이름 중간자 '정(炡)'을 들어 '무기(火)를 바로 세우는 데(正) 힘쓸 인물'이라고 제법 그럴 듯한 이름풀이를 해주며 방위사업청의 최고 적임자로 치켜세웠기 때문이다.
김성일 공군참모총장도 북한 김일성 전 주석과 이름이 비슷해 이름값을 치른 적이 많다고 한다.
현 직책과의 '운명적 만남'을 예고해준 이름을 가진 인사들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 인물은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장수'라는 이름 때문만은 아니지만 김 총장은 군 선후배들로부터 "장수다운 장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지난해 3월 총장 취임 이후 큰 무리 없이 육군 감축을 이끌어내는 등 국방개혁을 앞장서 진두지휘한 점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남해일 해군참모총장은 해군 제독답게 이름 자체가 바다를 연상시키는 케이스.지난해 3월 남 총장 취임 당시 '남쪽 바다에서 해일이 몰려올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군 주변에서 떠돌았다.
실제 남 총장은 취임과 함께 진급심사 제도 개선 등 해군개혁을 해일처럼 거침없이 추진하고 있다는 게 해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안정훈 국방부 홍보관리관(대변인·공군 준장)도 이름 덕을 많이 봤다.
76년 공군사관후보생 71기로 임관해 30년간 줄곧 '정훈'분야에서만 일해 왔다.
덕분에 지난해 11월 공군 현역 정훈장교로는 처음으로 국방부 대변인에 발탁됐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