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상승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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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새로운 환율결정 시스템을 도입한 첫날인 4일 위안화 가치가 올랐다.오전 9시15분 기준 환율은 작년 말 폐장가와 같은 달러당 8.0702위안으로 고시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위안화 가치가 오르기 시작,달러당 8.0675위안까지 뛰었다. 작년 7월 일시적으로 절상된 후 최고가다.
새로운 환율 시스템은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Market maker)를 도입,이들이 낸 예정환율을 토대로 기준환율을 정하는 것이다. 또 외환 현물거래도 은행 간 쌍방호가체결(OTC·장외거래)로 바꿨다. 시장환율제도로 이행하는 중간 단계들이다.
전날 폐장가를 인민은행이 당일 0시 기준 기준환율로 통보해온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날부턴 중국외환거래센터가 시장조성자들로부터 당일 예정 환율을 통보받아 가중치를 적용,기준가를 산정해 오전 9시15분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성자는 씨티그룹 HSBC 등 5개 외국은행,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등 8개 중국은행 포함,13곳이다. 중앙은행이 독점했던 위안화 거래를 이들에 분산,외환시장의 가격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그런 조치가 도입되자마자 위안화 가치가 오른 것은 시장의 상승압력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외환보유액,미국의 압력 등이 중첩돼 위안화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렇다고 위안화가 단기간에 급등하기는 어렵다. 환율결정 시스템이 바뀌었지만 위안화가 하루에 바뀔 수 있는 폭은 상하 0.3%로 똑같기 때문이다. 기준가를 산정하는 외환거래센터도 인민은행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기준환율을 결정할 때 쓰는 '가중치'를 빌미로 지나친 상승 압력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장기적으론 상승세가 불가피하다. 수급요인만으로도 위안화는 오를 수밖에 없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압력도 거세다. 미 의회는 충분한 상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무역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상하이 외환시장 주변에서는 올해 위안화 가치가 3~5%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달러당 7.6000위안 정도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간 현물거래 방식인 OTC 방식은 외환거래를 기존 '중국인민은행-상업은행 간 자동체결'에서 '마켓메이커-상업은행 간 호가체결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그동안 외환시장의 거래주체는 인민은행과 상업은행뿐이었다. 상업은행은 보유 달러를 팔고,인민은행이 이를 사들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OTC제도 도입으로 각 상업은행은 시장조성자에게 매매 주문을 내게 된다. 인민은행이 직접적인 외환거래에서 빠지게 되는 것이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