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은 현재 사실상 기업으로서 '실체'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골드만삭스와 자산관리공사 등이 매각 가치를 3000억~4000억원으로 기대하고 있는 이유는 현재 2000억원 정도의 현금과 함께 원전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아건설은 현재 파산관재인의 지휘 아래 현장 기술자와 경영지원팀 등을 포함,470~480명 정도의 인력이 월성 원자력 5·6호기와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 20여곳의 잔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과거부터 맡아왔던 기존 공사를 통해 2000억원 정도의 공사대금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건설업체들이 동아건설 인수 의사를 내비치는 이유는 원전기술과 과거 화려한 국내외 공사 실적으로 쌓아진 브랜드 가치에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동아건설을 인수할 경우 원전과 토목 분야 등에서 기술과 전문인력을 일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 중견업체들과 함께 포스코건설이 유력한 인수업체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택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원전 등을 통해 신사업에 진출하려는 포석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하지만 중견기업들은 3000억~40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매입가격이 만만찮은 데다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인수전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