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제철을 맞았다. 부산쪽으로 나들이를 간다면 진해에 들러 '가덕도 대구'를 먹어 보는 게 어떨까. 경부고속도로에서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로 바꿔 탄 뒤 진주에서 남해고속도로로 진입,가락IC에서 빠져 용원을 찾으면 된다. 김해공항에서는 30~40분 정도 걸린다.


용원에 가서 수협은행 맞은편에 위치한 의창수협수산물위판장을 찾는다. 그 옆 길이 용원시장이고 그 안에 커다란 대구를 즉석에서 회 떠주는 식당골목이 형성돼 있다. 현지인들은 '선착장 활어회센터'(옛 동원횟집)를 추천한다.


어른 팔만한 대구들이 커다란 통안에서 요동치는 모습이 이채롭다. 각종 조개류도 많다.


성인 4명이 먹을 수 있는 4만원짜리 대구는 보통 6~7㎏이다. 크기별로 10만원을 넘어가는 것도 있다. 예전에는 대구가 귀해 한 마리에 40만~50만원 하던 시절이 있었다. 경남도와 거제시 거제수협 등이 치어를 방류하면서 대구 값이 많이 내렸다고 한다.


대구회는 암컷보다 수컷이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보통 음식은 암컷이 맛있기 마련인 데 대구는 특이하게 수컷이 맛있단다. 수컷은 안에 든 고니도 튼실해 더욱 인기다.


제법 두툼한 대구회 한점을 입에 넣으면 싱싱한 바다의 맛이 그대로 몰려온다. 대구회가 별미이기는 하지만 대구회로 배를 채우지 말자. 대구회를 먹고 나서 조개구이를 주문한다. 조개구이는 모듬이 2만원이다. 키조개 가리비 대합 맛조개 등과 보리새우 등을 구워준다.


이 곳의 특이한 점은 조개를 양은도시락에 넣어 익혀준다는 것이다. 조개를 불위에서 직접 구우면 조개 국물이 아래로 다 흘러버리고 까맣게 타버리기 때문에 도시락 속에서 굽는다. 도시락 속에 국물이 흥건해지면 조개도 먹고 국물을 먹을 수 있어 그 맛을 잊을 수 없게 만든다. 국물에 밥을 비벼먹기도 한다.


식사로는 대구탕이 나온다. 탕은 국물이 맑다. 수도권에서는 탕을 주문하면 빨갛게 나오는 매운탕으로 이해하지만 재료가 좋은 지방에서 탕이라 하면 '지리'를 뜻한다. 탕은 별도로 돈을 받지 않고 끓여주는 값으로만 1만원을 받는다.


4명이 가면 대구회 4만원짜리에 조개구이 2만원,탕 1만원,여기에 소주 등 해서 10만원 조금 더 드는 셈이다.


시장 밖에서 파는 국화빵을 먹어보자. 1000원에 5개로 디저트로는 그만이다. 선착장 활어회센터


(055)552-1947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