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환자 맞춤형 복제배아줄기세포'가 현재 하나도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황 교수팀의 원천기술 보유 여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황 교수가 원천기술을 증명할 희망으로 언급했던 동결세포 5개마저 DNA 불일치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배반포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기술은 물론이고 체세포 핵이식 기법으로 배반포를 만드는 전 단계 기술마저 의심을 받고 있다. ◆황 교수팀 기술은 어디까지 29일 서울대 조사위원회 발표에서 황 교수팀이 환자 맞춤형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증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황 교수팀은 환자 맞춤형 복제배아줄기세포 확립 기술을 사실상 입증받기 힘들게 됐다. 게다가 환자 맞춤형 복제배아 배반포에서 초기 단계의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갖고 있을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이에 따라 원천기술 논란은 황 교수팀이 실제로 환자 맞춤형 복제배아 배반포를 만들었는지로 옮아가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황 교수팀이 배반포 단계까지는 성공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세필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장은 "황 교수팀의 복제기술과 해외 연구사례를 보더라도 환자 맞춤형 복제배아 배반포는 충분히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체세포 핵이식 기법을 이용해 환자 맞춤형 복제배아 배반포를 만들었다는 연구의 신빙성도 의심을 피할 수 없다. 다만 기존 복제배아줄기세포 원천기술에 대한 판단은 2004년 논문의 진위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작극인가 바꿔치기인가 황 교수팀은 복제배아 배반포에서 뽑은 세포가 김선종 연구원에 의해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로 '바꿔치기' 당했다고 주장하며 검찰 수사를 요청해 놓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조사위에서 "바꿔치기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고,황 교수팀의 핵심 연구진 중 한 명이었던 윤현수 한양대 의대 교수는 최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황 교수의 '자작극'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황 교수팀이 전혀 모르는 사이에 복제배아세포가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로 바뀌었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복제배아세포를 어느 정도 증식시키면 배아줄기세포와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바꿔치기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향후 밝혀질 내용 내년 1월10일 정도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최종 발표에는 복제배아줄기세포 첫 추출 연구 성과를 게재한 2004년도 사이언스 논문의 조작 여부와 원천기술의 존재 여부,복제개 '스너피'의 진위에 관한 조사 결과가 담길 예정이다. 2004년 논문의 진위는 복제배아줄기세포 원천기술의 존재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가름하게 된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