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차를 몰고 가면 좋은 자리에 대신 주차를 해주는 반면,작은 차는 불편한 구석으로 내모는 교회,예배당.교육관.수양관 등을 끊임없이 신축하면서 특별헌금을 요구하는 교회,섬기기보다 군림하려는 목사,평일에는 막 살다가 주일에만 회개하는 신자…. 모든 교회,모든 신자가 이런 것은 아니지만 한국 개신교계에 분명히 존재하는 부정적인 모습이다. 이런 교회와 교인들을 향해 한 신도와 목사가 통렬한 풍자와 애정어린 비판을 담은 책을 내놓았다. 서울 성일침례교회 집사인 문승용씨(한국경제신문 미술팀장)와 인천 한누리교회 이동연 담임목사가 함께 만든 '딴 동네 교회'(평단)다. 미술기자인 문씨가 기독신문에 6년 가까이 연재했던 기독만화 '문고리'에서 추린 만화에 이 목사가 글을 곁들였다. 문씨는 만화를 통해 교회의 부정적인 현실을 뼈아프게 자성하면서 참모습을 찾기를 소망한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무덤덤하게 헤어지는 교회,설교시간에 성경 말씀을 전하는 대신 남을 비방하거나 편을 가르는 목사,영적 지도력보다는 교회 크기와 재산에 따라 큰 교회.큰 장로로 대접하는 현실을 그는 비판한다. '오직 우리 교회'만을 강조하면서 세상과는 담을 쌓고 사는 교회를 향해 그는 교회가 아니라 '수도원'이라고 풍자하고 철마다 담임목사의 옷을 사주며 휴가 땐 해외여행도 보내준다는 말엔 차리리 '딴 동네 교회' 이야기이기를 바란다. 문씨는 그러면서 한국 교회를 위한 '희망의 비타민'을 제시한다. 내 가족만의 평안과 안락을 추구하는 삶이 진정 예수교 신자의 삶인지 되묻고,끔찍한 살인마를 비난하는 대신 그에게 복음을 전하지 못한 자신의 가슴을 친다. 또한 부도와 실직,실패로 좌절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당신은 하나님과 한팀"이라며 용기를 북돋운다. 만화와 함께 실린 이 목사의 글 또한 촌철살인의 통렬함과 애정어린 비판을 담고 있다. 이 목사는 가짜 신학박사 학위가 판을 치고 교단장 선거에 돈 봉투가 난무하는 현실,자신의 부와 명예를 쌓는 일에만 급급한 목사가 '먹사'로 불리는 세태를 전하며 "더 늦기 전에 한국교회는 첫사랑을 회복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그래서 '아무나,누구나,어느 때나 찾아가 쉴 수 있는 교회와 목사가 되기를' 그는 소원한다. 목회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그의 비판과 자성,바른 신앙을 위한 제언이 절절하다. 225쪽,1만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