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만수동에 살고 있는 주부 이성미씨(32)는 지난 24일 GS슈퍼마켓에서 한우꼬리 1kg을 1만8000원에 샀다. 평소 2만5800원을 줘야 살 수 있던 것을 30%가량 싸게 산 것.적어도 1000원의 교통비는 들여야 갈 수 있는 인근 할인점 매장에서는 같은 상품을 2만4500원에 팔고 있었다. 식품에 관한 한 가장 값이 싼 편인 할인점에 비해서도 파격적인 가격에 동네 인근 슈퍼마켓에서 쇠고기를 살 수 있었던 비결은 '공동구매'다. GS슈퍼마켓 만수점에서 매주 실시하고 있는 공동구매 프로그램을 이용,동네 사람들을 모아 맞춤형 단체 할인구매를 한 것이다. GS슈퍼마켓 만수점은 60명 이상으로부터 구매 신청이 들어오면 산지에서 신선식품을 직송,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옥션 등 온라인상에서 유통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소비자 공동구매가 오프라인 매장에도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GS슈퍼마켓은 지난 7월부터 만수점 등 일부 점포에서 공동구매를 시범 운영한 결과 반응이 좋자 내년 1월부터 전국 84개 전 점포로 확대하기로 했다. 소비자로선 양질의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경로가 또 하나 마련된 셈이다. 가격 이점 외에도 공동구매의 장점은 선도(鮮度)가 뛰어난 제품이 소비자에게 직송된다는 것이다. 김태형 GS리테일 상품구매팀 대리는 "밀감을 예로 들면 산지에서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거쳐 서울 시내 할인점이나 슈퍼마켓 등에 공급되기까지 보통 3일 정도 걸리는 데 비해 공동구매를 통해 소비자들이 주문하면 24시간 안에 매장에 상품이 도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3∼4일 전에 품질 수량 등을 산지 농가에 미리 알려줘 '맞춤 상품'을 만들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할인점만 하더라도 예상보다 수요가 많으면 도매시장에서 공급받은 상품이 진열되고 수요가 적으면 하루가 지난 상품이 팔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구매는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판매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고 제로(0)'라는 이점 때문이다. 실제로 GS슈퍼마켓이 주요 상품의 올해 평균 재고회전일(한 상품이 매장에 입고된 이후 판매까지 걸리는 기간)을 조사한 결과 신선식품은 1.9일,가공식품은 12.9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재고 보유 금액만도 하루 평균 120억원에 달한다"며 "공동구매를 통해 10%만 팔더라도 하루 12억원가량이 모두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최범준 GS슈퍼마켓 만수점장은 "처음 시작할 때 60명을 채우기가 버거웠는데 요즘엔 인근 아파트 부녀회를 중심으로 설날 선물세트를 공동 구매하겠다는 문의가 줄을 이을 정도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