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고스타를 뽑는 표심(票心)은 어떤 별로 향했을까' 올해 프로축구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 박주영(20.FC서울)과 이천수(24.울산 현대)가 오는 28일 오후 2시20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리는 '2005삼성하우젠 K-리그 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미 기자단 투표를 마친 K-리그 대상은 MVP 수상자만 빼고는 모두 공개됐다. MVP 투표 용지는 각 언론사에서 보내온 봉투 그대로 밀봉된 채 프로축구연맹 금고에 보관돼 28일 개표만 기다리고 있다. 화려하게 K-리그에 데뷔해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박주영은 최연소 해트트릭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올해 정규리그 19경기에서 12골 3도움의 활약을 펼쳐 기자단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비록 박주영은 소속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로 마차도(울산)에게 득점왕 타이틀을 내줬지만 활약상으로 볼 때 충분히 MVP까지 노릴 만하다는 평가다. 반면 이천수는 후기 리그부터 출전해 날카로운 프리킥을 앞세워 챔피언 결정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14경기에서 7골 5도움을 올려 울산이 9년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특히 이천수는 K리그 사상 최단시간 '20-20클럽(22골 20도움)' 가입으로 2002년 신인왕에 이어 MVP에 도전하고 있다. 이천수와 박주영 모두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약점도 지니고 있어 쉽게 MVP의 향방을 점치기 어렵다. 박주영은 비록 컵 대회까지 합쳐 올해 K리그 선수 중 최다골(18골)을 기록했지만 소속팀이 통합성적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 때문에 안정환(1999년)을 제외하고 역대 MVP는 줄곧 우승팀에서 나왔다는 전례를 깨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많다. 이천수 역시 챔피언 결정전 해트트릭을 앞세워 팀 우승을 이끌었지만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을 제외한 정규리그에서는 11경기에 4골 1도움만 올렸다. 정규리그 기록상으로는 후반기에만 4골 2도움을 올린 박주영에 못미친다. 결국 이천수와 박주영 모두 MVP가 되기 위한 완벽한 시나리오를 갖추지 못한 만큼 결과를 섣불리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올해 MVP 수상자는 28일 시상식이 열리기 직전 투표용지를 비공개로 개표한 뒤 시상식장에서 직접 호명한다는 게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설명이다. 프로연맹 박용철 홍보부장은 "MVP 트로피에 선수 이름이 새겨진 표만 붙이면 되기 때문에 끝까지 보안을 유지해 행사의 긴장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