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천주교가 전래된 지 200여년.하지만 그동안 사제들을 양성하는 신학교의 수업과 생활이 언론에 공개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KBS스페셜 '영원과 하루-150년 만의 공개,가톨릭 신학교'(24일 오후 8시)에서는 신학교 입학식에서부터 사제서품을 받을 때까지 10년간의 사제 양성 과정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가톨릭의 사제는 평생을 독신으로 청빈과 순종의 삶을 살아야 한다. 신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서울 종로구 혜화동 낙산 자락에 자리잡은 교정과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며 사제수업을 받는다. 신학교의 교육과 일상은 시간표에 맞춰 엄격하게 이루어진다. 매일매일이 미사와 기도,묵상,양심성찰,교과공부로 꽉 차 있다. 휴대전화는 당연히 없고 유선전화 사용이나 TV시청,인터넷 접속,외출도 제한된다. 제작진은 화려하고 자극적인 세속의 문화에서 자란 신세대 신학생들이 어떻게 이러한 엄격한 공동체 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는지 밀착취재했다. 신학교에 입학한 지 한달이 됐다는 한 신입생은 "얼마 전 보름달을 보며 정말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를 보면 억압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생각의 자유가 넓어져 작은 자유보다는 더 큰 자유를 찾지 않았나 싶어요"라고 말한다. 명동거리에 섞여든 신학생들은 겉모습만으로는 다른 젊은이들과 구별되지 않는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자본주의 사회 속,젊음의 거리 한복판에서도 '신과 영원'을 생각한다는 신학생들의 꿈과 사랑,갈등을 들어본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