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중식당 '채운' ‥ 고급 향미가 솔솔 대륙 별미 '탕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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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이나 짬뽕을 팔지 않는 중식당들이 서울 강남 일대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중식당 하면 떠오르는 자장면과 짬뽕은 사실 국내에서만 대중화된 메뉴로 중화문화권에서는 이름조차 찾기 힘들다.
미식가들의 입맛이 고급스러워지면서 중식당들이 중국 본토의 맛을 찾아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미스터차우'가 대표적이고 '딤섬 전문점'의 등장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고 맞은편에 등장한 채운(彩雲)(02-516-8837)은 홍콩과 대만 식당에서 일해온 주방장들을 영입해 두 달 전에 오픈한 곳이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평소 접하기 힘든 중화요리를 내놓고 있다.
수준급 요리 맛을 선보이면서도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만족도가 높다.
비늘구름(1인 4만5000원)이란 코스요리에는 전채로 '갑오징어 소라 새우'가 등장한다.
전채의 단골인 해파리냉채가 안 보인다.
새우는 달콤하고 소라는 짭짤한 맛을 내 입맛을 돋워준다.
갑오징어는 공복감을 달래주기 충분하다.
그 다음 '샥스핀 수프'가 나온다.
조금 낯설기는 하지만 '향채'를 넣어 먹기도 한다.
이어 튀김옷을 입은 '메로구이'가 나온다.
메로구이는 보통 느끼한데 간장소스가 담백하면서도 훌륭한 맛을 연출해낸다.
이어 '마늘소스 새우찜'이 식탁에 오른다.
마요네즈 범벅인 새우를 내놓는 기존 중식당과 다르다.
시각적인 즐거움도 느낄수 있다.
'소고기 안심요리'는 팬에 익힌 뒤 소스를 발라 내놓는다.
부드러운 육질과 소스가 잘 어울린다.
'해삼과 죽순, 돼지고기 볶음'은 깍둑 썰어 나온 죽순 맛이 일품이다.
식사는 볶음밥이다.
입 속에서 알알이 터져 씹히는 맛은 '그래 볶음밥은 이런 것이야'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후식으로 푸딩이나 샤베트가 서비스된다.
단품요리로는 '가지와 다진 돼지고기 냄비'(1만5000원)가 좋겠다.
잘게 썬 가지와 돼지고기를 한 숟가락 떠 밥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기막히다.
걸쭉한 소스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한국사람에게 이보다 더 잘맞는 음식이 있을까 싶다.
또 하나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 '보드카 라임'(1잔 1만원)이다.
요리 중간중간 먹으면 톡 쏘는 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술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라임'과 '레몬'의 차이가 아주 크다.
보관이 어려운 라임을 매번 내놓는다는 것은 식당 주인이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안되었거나 아니면 상술이 아주 뛰어나거나 둘 중의 하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