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내년 1월1일부터 철강제품 가격을 또 다시 t당 4~17% 내린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월 t당 6∼9% 인하한데 이어 두번째다.


포스코의 잇따른 가격인하는 국내 철강 수요가 부진한 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저가 중국산 철강재가 무더기로 수입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분석된다.


앞서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산강철이 내년 초 가격을 대폭 인하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내렸나


포스코는 내년 초 열연강판 냉연강판 후판 등 13개 철강재의 내수판매 가격을 강종별로 t당 3만∼12만2000원 인하키로 했다.


지난 9월보다 인하대상 품목이 2개 더 늘어났으며 인하폭도 크다.


고로(용광로)에서 생산하는 열연강판의 경우 고급재를 t당 55만원에서 50만원,일반재는 t당 55만원에서 48만원으로 각각 5만원,7만원 내린다.


또 미니밀에서 생산하는 열연코일은 53만5000원에서 45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


냉연강판은 고급재를 65만원에서 60만원,일반재는 65만원에서 58만원으로 각각 5만원,7만원 인하키로 했다.


무방향성 일반 전기강판은 70만7000원에서 58만5000원으로 t당 12만2000원 내린다.


◆강종별 가격 차별화


이번 가격인하의 특징은 이제까지 제품별로 일괄 적용해 왔던 내수판매 기본가격을 강종별로 다양화한 점이다.


열연강판이나 냉연강판의 경우 보다 높은 품질의 가공이 요구되는 고급재와 그렇지 않은 일반재의 기본가격과 가격 조정폭은 동일했으나 앞으로 차별화하기로 했다.


포스코측은 국내 철강재 사용 업계의 경쟁력을 높여주기 위해 일반재 가격은 대폭 인하키로 한 반면 기술력을 제고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한 고급재 가격은 소폭 인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왜 또 내렸나


하지만 이번 가격인하는 지난 11월 말 중국의 대표 철강업체인 바오산강철이 내년 1월부터 내수판매 가격을 대폭 인하키로 한데 따른 후폭풍으로 보인다.


현재 수입되고 있는 중국산 열연강판 가격은 t당 370~400달러에 불과하고 내년 초엔 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돼 포스코도 어쩔 수 없이 가격 재인하라는 방어책을 강구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바오산강철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의 대(對) 중국 철강재 무역이 올해 처음으로 역조현상을 보일 정도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중국으로 수출한 물량은 396만660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감소한 반면 이 기간 중 중국에서 수입한 물량은 576만3068t으로 79.1%나 증가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가격인하로 대응하자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차이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