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야후같은 세계적 IT 기업이 없지만 도요타자동차 같은 막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제조업체가 버티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전통 제조업외에도 일본의 새로운 황금기를 열 혁신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일본 기업의 미래,혁신으로 경쟁한다'는 기사를 통해 로봇, 우주항공, 2차 전지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로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우주항공


일본 업체들이 가장 적극적인 신산업 중 하나는 우주항공 부문이다. 대형 전자업체인 NEC와 도시바가 NT스페이스라는 합작벤처를 설립한 것을 비롯 미쓰비시중공업 후지중공업 등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사실 일본은 미국이나 유럽 경쟁사에 비해 우주항공 산업에서 경험이 적다. 하지만 기술력만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일본우주항공개발국(JAXA)은 지난 10월 호주 사막지대에서 초음속 제트기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2002년 폭발 사고가 난 지 3년 만이다. JAXA는 기업들과 손잡고 우주여행과 우주개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또 일본 회사들은 보잉사의 보잉787 부품의 35%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 20개 이상 일본 기업들이 에어버스사의 새 점보제트기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쓰비시 중공업은 현재 캐나다 밤바디아 등이 장악하고 있는 중형 상업 제트기 자체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로봇과 2차전지


로봇 산업도 일본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현재 혼다 소니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제조업체들이 이 산업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일본은 특히 인간과 닮은 로봇 개발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소니의 로봇 제품인 큐리오의 경우 워크맨 CD플레이어 등 이 회사가 지금껏 만든 어떤 제품과도 닮지 않았다. 일본 업체들은 걷고,말하고,춤출줄 알면서도 값싼 로봇이 개발되면 엄청난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하이테크 업체들은 태양전지 등 친환경 2차전지 분야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한 도요타는 GM 포드 등 경쟁사들이 하이브리드카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이 이미 미국에서 연료전지만으로 움직이는 차를 시험했다.


◆연구인력 부족이 걸림돌


하지만 일본 기업들의 혁신이 성공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상품성'이 관건이다. 가령 로봇 산업의 경우 사실상 '도박'이 될 수도 있다. 일본 업체들이 인간 형상의 로봇 개발에 전력투구하는 사이 미국 업체들이 훨씬 실용적이고 값싼 로봇을 선보여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인력 부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일본은 고령화로 연구 인력이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