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전경린씨가 신작장편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이룸)을 펴냈다. 18만부가 팔린 소설 '황진이'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이번 신작에서도 작가는 이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제도 밖의 사랑,소위 '불륜'과 그것을 향한 열정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 열정이 예전처럼 자기파괴적일 정도로 소모적인 것이 아니라 너그럽고 편안하게 현실과 어우러지는 것이 차이점이다. 주인공 혜규는 얼굴에 푸른 점이 있는 여자다. 푸른 점 때문에 위축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갖게 된 그녀는 첫사랑 인채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인생의 행복감을 맛본다. 남들처럼 당당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하지만 결혼을 불과 2주 앞두고 혜규의 사랑은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인채가 혜규의 사촌인 예경과 하룻밤 사랑을 나누었기 때문이다. 충격으로 자살까지 기도했다 깨어난 혜규는 고향을 떠나 서울로 향한다. 서울에서 혜규는 유부남인 형주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나눈다. 혜규는 굳이 결혼을 염두에 두지 않고 남자를 독점하려고도 않는다. 집착과 의무에서 '열린' 사랑의 방식을 통해 지난 시절의 상처를 씻고 온전한 자기의 모습을 되찾게 된다. 작가는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이 곳에서 저 곳으로,자신에게서,또 타인에게서 떠나고 또 떠난다. 그리고 몇 번이나 돌아오고 또 돌아온다. 그렇게 떠나간 무수한 '나'를 한데 불러모아 온전한 나로서 일치하기를 꿈꾸는 게 우리네 삶의 실상이 아닐까. 이 소설은 자기로부터 떠나가고 또 돌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작가는 지난 7월부터 9월 초까지 독일 외무성 초청으로 뮌스터 근처 예술인촌에 머물며 이 소설의 초고를 완성했다. 여행도 거의 하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둘러보거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오직 글쓰기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