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용병 쿼터(보유제한)를 철폐한 '보스만 룰' 판결 10주년을 즈음해 난데없이 첼시를 타깃으로 삼았다. 블래터는 20일(한국시간) FIFA가 발행하는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 "11명 중 외국선수를 5명밖에 보유할 수 없게 된다면 첼시도 과도한 비용을 들여 최상급 선수들을 사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팀이 스타팅 멤버 중 최소 6명을 자국 선수로 보유해야 한다는 것은 블래터의 지론이긴 하지만 그가 이 시점에 첼시를 타깃으로 삼아 이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난 15일이 '보스만 룰' 판결 10주년이었다는 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 축구클럽 리에주의 선수였던 장 마르크 보스만은 구단의 연봉 75% 삭감안에 반발, 프랑스 뒹퀴르로 옮기려다 거부되자 1990년 8월 직업선택의 자유를 이유로 리에주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유럽사법재판소는 95년 12월15일 '계약이 끝난 선수는 구단의 동의와 이적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고 팀 내 외국인 선수 숫자는 제한될 수 없다'고 판결했고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듬해 2월 재정악화를 우려한 각 구단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를 최종 수용했다. '보스만 룰'을 둘러싸고 '축구선수의 권리를 보호했다'는 평과 '구단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켰다'는 비난이 엇갈리고 있으며 FIFA나 UEFA에서는 '보스만 룰을 손질해야 한다'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