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 자리잡고 있는 LG전자 디지털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의 권순규 과장은 연초 회사측과 금연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약속 이행 보증금으로 낸 돈은 20만원.만약 성공하면 회사로부터 총 40만원의 '보상금'을 돌려받고 실패할 경우는 앞서 낸 20만원을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낸다는 것이 조건이었다.


결과는 실패.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탓인지 지난 5월에 다시 담배를 피워문 것이다.


하지만 권 과장은 "담배를 끊지는 못했지만 그 대신 남을 도울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에 다시 (금연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창원공장에는 권 과장 같은 금연 실패자가 500명이 넘는다.


단순 계산으로도 1억원이 넘는 성금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창원공장은 그 어느 사업장보다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금연과 이웃돕기를 연계시킨 것처럼 프로그램이 무척 다양하고 지역밀착형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현재 공장 내 공식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 숫자는 21개.이 가운데 가장 활발한 것은 '1임원 1복지시설 결연'이다.


공장 내 모든 임원은 경남에 위치한 사회복지단체 한 곳과 자매결연을 맺고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쳐야 한다.


마산에 있는 아동복지시설 '애리원'을 돕고 있는 김인석 경영기획팀 상무는 "팀내 체육대회나 이벤트 등이 끝나면 반드시 시설에 들러 아동들을 씻겨주고 선물도 준다"며 "지금은 이런 활동이 완전히 체질화돼 아무도 번거롭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장 내 팀별로는 소년소녀 가장들과 1 대 1 자매결연도 맺고 있다.


어린 가장들의 생일을 챙겨주고 소정의 생활보조비도 지급하고 있다.


디지털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영하 사장은 "생활 속에서 이웃들을 돌보는 활동을 정착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창원공장이 지역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역할과 비중을 감안해 사회공헌 활동의 폭을 계속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창원공장은 지역 내 수출의 39%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갖고 있다.


창원=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