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이 나흘만에 중단됐습니다.

정부는 어제 조종사노조 파업으로 인한 항공기 운항 차질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대한항공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취재 기자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한정연 기자, 결국은 긴급조정권이 발동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 나흘째인 11일 오전 10시를 기해 긴급조정권을 발동했습니다.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데다
자율교섭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S)
김 장관은 대한항공 노동쟁의가 노사간 자율교섭을 통해 해결되지 못하고 긴급조정권을 통해 해결절차를 밟게 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어제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합니다.

또 30일 동안 일체의 쟁의행위를 벌일 수도 없습니다.

이제 대한항공의 노사갈등 조정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맡게 되는데요

CG)
중노위는 이르면 오늘 안으로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내일 오전 첫 회의를 열고
15일간 노사 양측을 상대로 자율적인 조정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조정기간 중 노사 타협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중노위는 15일간 이 분규를 직권중재에 회부할 수 있습니다.

보름간의 직권중재 기간 중에도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중노위는 중재 재정을 내며 이는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됩니다.

물론 이 사태까지 이르는 일이 없이 중노위의 중재 기간 중 노사가 자율교섭에 이르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앵커]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올해 들어서만 벌써 2번째 아닙니까?

[기자]
지난 8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사태에 이어 올해로만 두번째입니다.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은 지난 1969년, 지금은 한진중공업이 된 옛 대한조선공사와
1993년 현대자동차, 올 여름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이번 대한항공까지 모두 네번째입니다.

S)
특히 정부의 이번 긴급조정권 발동은 조종사노조의 파업으로 수출물량이 집중되는 연말에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신속하게 이뤄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은 경제적 피해 규모가 아시아나항공의 5~6배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또 대한항공의 대외신인도 하락과 해외 거래처 이탈 등의 문제 등을 고려해 노조 파업 나흘만에 노동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는 설명입니다.

S)
그러나 이처럼 단기간내 노동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노동계에서는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남발해 노사와 노정의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 어쩌다가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맞게 되었나요?

[기자]
임금인상률을 놓고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최후 교섭에서 총액 6.5% 인상을 3.5%까지 수정했지만
일반노조와의 관계를 고려한 사측은 끝까지 기본급 2.5% 인상안을 고수했습니다.

CG)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의 교섭은 지난 10월 17일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11월 17일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교섭이 결렬되었고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한 후 지난 12월 2일 중노위가 기본급 2.5% 인상과 이외 사안은 자율타결이라는 조정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거부한 조종사노조는 지난 6일 임금협상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하고

8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지만 지난 주말 열린 제15차 교섭이 실패하면서 노사협상이 완전 결렬되었고 정부가 어제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서 파업이 종료된 것입니다.

[앵커]
이번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막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기자]
대한항공은 이번 파업으로 인해 약 67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여객 12만9천명과 화물 9천700톤의 수송이 피해를 입은 상태입니다.

조종사노조의 파업기간 동안 결항률은 62%에 이르며
국내선과 국제 여객선은 각각 85%와 29%의 결항률을 기록했습니다.

또 국제선 화물 가운데 75%가 운항을 포기함으로써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S)
여기에 수출업계와 여행업계 등의 간접피해까지 더하면 손실규모는 2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수출물량이 집중되는 연말에 IT제품의 수출 차질로 1천 3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되며
관광업계는 겨울철 어학연수와 해외여행을 나가려던 승객들의 발이 묶여 72억원의 손실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이제 파업이 중단되었으니 항공기 운항도 정상화되겠죠?

[기자]
당장은 완전 정상화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대한항공은 일단 오늘부터 국제선 화물노선 24편의 정상화를 우선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기 일부는 운항 계획을 취소했는데요

S)
승객의 안전을 위해 조종사들이 비행 전 12시간 이상 휴식을 취해야 하며
비행 스케줄을 재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일부터는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 노선이 모두 정상화 될 계획입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