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11일 "현재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대해 서울대에 자체 조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황 교수가 지금까지의 각종 검증 요구에 대해 수세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황 교수팀의 논문과 관련한 배아줄기세포 논란은 서울대의 조사로 그 진실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의 '황 교수 논문에 대해 제3의 기관 조사 우회 촉구',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의 '미국 피츠버그대에 파견된 미즈메디병원 K연구원의 '중대 증언'이 담겼다는 MBC PD수첩 인터뷰 녹취록 공개' 등 일련의 사태가 이어지면서 진위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K연구원의 "사진 조작 시인 공개" 공방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은 10일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K연구원과 MBC PD수첩 한학수 PD의 인터뷰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이를 공개했다. 프레시안이 보도한 녹취록에서 K연구원은 "서울대 (황 교수)팀의 한 연구원으로부터 줄기세포 3개 라인을 넘겨받아 이를 갖고 10장 정도의 사진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황 교수의 지시를 받고 한 일"이라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고 마음의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K연구원은 황 교수가 해당 줄기세포 사진을 사이언스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느냐는 한 PD의 질문에 대해 "페이퍼(논문)를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해 실제 논문에 줄기세포 숫자를 늘린 사진이 실렸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황 교수팀의 한 관계자는 "녹취록이 보도된 뒤 K연구원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K연구원이) 녹취록 가운데 앞부분이 삭제된 채 나갔다고 말했다"며 "이미 YTN을 통해 모든 것을 증언했는데도 녹취록 내용은 (K연구원이) 마치 줄기세포가 가짜라고 말한 것처럼 돼 버렸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K연구원이 여러 장의 사진을 만들었다고 한 발언이 모든 줄기세포가 가짜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줄기세포가 없다고 단정하고 생각하면 모든 게 다 부정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지만 분명히 줄기세포는 있다"고 주장했다. ◆피츠버그대 "한국인 연구원들 조사" 미국 피츠버그대는 K연구원 등 황 교수팀이 이 대학에 파견한 연구원 3명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피츠버그대 더필드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황 교수팀 사건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면 한국인 연구원 3명도 조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