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권사, '클릭' 한번 잘못해 2300억원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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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즈호 증권이 8일 도쿄증권거래소의 신흥기업 시장인 마더스에 새로 상장한 인재서비스업체 '제이콤' 주식의 매매주문을 얼토당토않게 내는 바람에 수백억 엔대의 손해를 떠안고 증시가 출렁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즈호 증권은 61만엔으로 1주를 팔아달라는 한 고객의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1엔으로 61만주를 매도하는 어처구니없는 주문을 냈다.
상·하한가 위반이어서 컴퓨터 주문단말기가 경고를 발했지만 매도주문은 철회되지 않았다.
그러자 하한가 주문가격인 59만엔 안팎에서 대량으로 거래가 성립되고 말았다.
제이콤의 발행주식 총수는 1만4500주로 잘못된 주문은 총 주식의 42배에 달한 수준이었다.
잘못된 주문으로 이날 닛케이평균주가는 300엔이나 떨어졌다.
역대 세 번째로 큰 하락이었다.
또 미즈호 증권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가 이뤄진 탓에 270억엔 안팎의 대규모 손실을 보았다.
손실 규모는 1000억엔 정도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즈호 증권은 황급히 48만주를 다시 사들였다.
하지만 이미 매각된 주식은 실재하는 주식 숫자를 웃도는 사태가 야기돼 일부 매수자들은 실제로는 주권을 건네받지 못하는 상황마저 예상된다.
미즈호 증권측은 피해를 본 매수자들에게 현금으로 보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제이콤의 주가는 이날 67만2000엔으로 출발했다가 미즈호 증권측의 잘못된 주문으로 57만2000엔까지 떨어진 뒤 미즈호 증권의 재매수로 상한가인 77만2000엔으로 치솟으며 종료됐다.
도쿄 증시는 9일 회복세로 돌아섰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